[대한민국 新 인맥]한국IBM·야후!코리아

국내 IT 인재 메카, 업계 좌지우지

김익래, 김익교, 김재민, 변보경, 정태수, 신재철, 정태수(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정영종, 이승일, 성낙양, 최휘영, 윤세웅(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한국IBM, 야후!코리아가 국내 IT업계 인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기업 출신은 특히 장비·시스템·인터넷 분야에서 막강 인맥을 형성해 한국의 IT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IBM은 1967년 4월 외국 IT기업으로는 처음 한국에 진출했다. 지난 40여 년 세월에 걸맞게 한국IBM은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했고, 한국 IT업계의 맏형 격으로 활약하고 있다. 1997년 9월 한국에 상륙해 불모지에 가까웠던 국내 인터넷 시장을 산업으로 이끈 야후!코리아는 인터넷·게임 등에서 일군의 사단을 형성하고 있다. 97년 당시 5명으로 시작한 야후!코리아는 현제 350~450명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했으며, 설립 첫해부터 올해까지 11년간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인터넷포털 기업으로 성장했다.

최고경영자 다수 한국IBM 출신
한국IBM에서 ‘전직 IBM 가족(ex-IBMer)’으로 분류하는 이들은 주로 IT 서비스 업체에 포진해 있다. 글로벌 IBM이 제조업체에서 각종 IT 장비를 구축해주는 서비스 업체로 변신한 덕분이다. 신재철 LG CNS 사장을 비롯해 변보경 코오롱아이넷 사장, 김익교 오토에버 사장, 정태수 LG엔시스 사장 등이 대표적인 CEO다. 다국적 기업에도 한국IBM에서 잔뼈가 굵은 이가 많다. 손영진 시스코코리아 사장, 이수현 한국쓰리콤 전 사장, 조석일 데이타 크래프트 코리아 사장, 손형만 한국맥아피 사장 등이 한국IBM을 거쳤다. 한국IBM은 1972년 국내 과학자를 대상으로 IBM연구소 연수사업을 시작하면서 KAIST 등 학계와도 깊은 인연을 맺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역시 한때 IBM 본사 연구소에 몸담은 적이 있다. 이 밖에 게임 개발사인 액토즈소프트의 김강 사장, 이진환 다우데이타시스템 사장, 송규헌 오픈베이스 사장 등 벤처업계에도 한국IBM 출신이 즐비하다.

한국IBM 출신 가운데 현역 최고참은 오창규(61) 전 한국IBM 회장이다. 1968년 한국IBM에 입사한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 한국IBM 사장에 올라 외국인이 독점했던 외국 컴퓨터업체 지사장에 한국인이 오를 수 있도록 물꼬를 튼 주인공이다. 이북 출신으로 서울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1년 한국IBM 사장에 취임했다. 그는 1996년에 한국IBM 회장으로 경영 일선에서 잠시 물러났으나 1997년 IBM이 LG전자와 합작으로 세운 LGIBM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다시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후 벤처기업인 링크웨어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그동안 컴퓨터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벤처 육성에 나서기도 했다.

1970년에 한국IBM에 입사한 여인갑(59) 시스코프 회장은 현재 컴퓨터 업계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경복고 출신으로 서울대 응용수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한국IBM을 나온 이후 한국HP 전무와 지멘스정보시스템 사장, 한국데이타제너럴 사장 등을 역임했고, 1998년 한국정보통신기술사협회 회장도 지냈다.

한국IBM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경영인을 꼽는다면 현재 LG CNS 사장으로 재직 중인 신재철(57) 사장이다. 1973년 입사한 신 사장은 입사 동기를 제치고 1987년 40세의 나이에 한국IBM 영업을 총괄하는 전무 자리에 오른 한국IBM의 스타였다. 사내에서는 일찍부터 차기 경영권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견됐으며, 1996년부터 한국IBM 사장에 올라 가장 유능한 한국IBM 영업맨이라는 평을 들었다.

야후!코리아, 인터넷·게임 인재 배출
1970년대 후반 이후 입사한 한국IBM 출신의 대표적인 경영자로는 김익래(54) 다우기술 회장, 김용대 BEA코리아 사장, 김재민(52) 더존디지털웨어 사장 등을 꼽을 수 있다. 김익래 다우기술 회장은 IT업계에서만 무려 16개 기업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벤처 경영인이다. 최근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던 다우기술 대표이사직을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줘 IT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으며 현재 사이버증권사인 키움닷컴 경영에 전념하고 있다.

경복고와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김재민 더존디지털웨어 사장은 1978년 한국IBM에 입사했으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장과 한국유니시스 사장을 거쳤다. 한국IBM 시절 과감한 추진력과 개방적인 사고를 보여줘 보스 기질이 강하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김용대 BEA코리아 사장의 이력도 컴퓨터 업계에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화려하다. 한국IBM에서 13년 동안 경력을 쌓은 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상무와 다우기술 본부장 등을 거쳐 1996년 한국데이타제너럴 사장, 1998년 한국실리콘그래픽스 사장을 맡았다. 이 밖에 조완해 전 한국유니시스 회장, 이수현 델컴퓨터 및 어바이어 전 사장, 김지문·이상일 사이베이스 전 사장과 최해원 메타코리아 사장 등도 한국IBM 출신으로 IT업계에서 성가를 높였다.

한국 진출 10년째를 맞은 야후!코리아는 인터넷·게임 등에서 꽤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2000년부터 3년여간 야후코리아에서 미디어팀장을 맡았던 최휘영 NHN 사장이 대표적이다. 최 사장은 2000년부터 3년간 야후 미디어팀을 이끌면서 현재 포털의 뉴스 서비스가 인터넷 서비스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만든 주인공이다. 현 CJ인터넷 정영종 사장은 1999~2002년 야후에서 마케팅그룹장과 방송 엔터테인먼트 부문장으로 일했다. 같은 회사에서 해외 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원 이사도 야후!코리아의 마케팅 부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최형우 다음커뮤니케이션 세일즈본부장을 비롯해 구글코리아에도 야후코리아 출신이 상당하다. 현 구글 인사팀장인 황성현 상무도 야후 출신이다. 이 밖에 SK텔레콤에서 무선인터넷 쪽을 담당하고 있는 남기영 상무, 삼성전자의 엔터테인먼트통(通)인 이경한 상무도 야후 세일즈에서 근무했다. 세컨드라이프로 유명한 린드맵코리아 김율 지사장도 1999년부터 5년간 야후 마케팅팀장을 지낸 야후 가족이다. 현재 두산출판에서 출판·미디어를 맡고 있는 성낙양 부사장은 2004년 야후! 코리아 COO(경영총괄 대표)와 2005년 10월~2007년 3월 야후! 코리아 CEO를 지냈다.

대한민국 新 인맥

현 피자헛 대표인 이승일 사장도 야후 출신이다. 이 사장은 2001년부터 5년간 야후! 코리아 CEO(야후 남아시아 지역 총괄 부사장 겸임)를 지내고 2005년 12월 삼성전자 총괄 전무로 이직해 글로벌 마케팅 전문가로 활약한 후 현재 피자헛 CEO로 근무하고 있다. 이 사장은 야후!코리아 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얻은 수익모델 개발로 사업 성과를 9배나 개선하는 등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한 온라인 비즈니스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발휘하고 있다. 현 디자인하우스 공동대표인 윤세웅 사장은 1999~2001년 야후! 코리아 COO를 지냈다. 윤 사장은 야후 검색 마케팅 성공적 론칭, 서치 솔루션 개발 등을 성공적으로 이끈 후 검색 광고 비즈니스로 성공한 오버추어 코리아 대표를 맡아 활약한 바 있다.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