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新 인맥]청와대 인사라인은 ‘SS부대’

서울시·선진국민연대 출신이 장악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월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에게 임명장을 주고 있다.<청와대 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공기업에 한 차례 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었다. ‘교체 멤버’들이 주목했던 곳은 청와대 인사라인. 이곳에서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운명이 좌우됐기 때문이다. 이들 인사 사이에는 “이상휘 행정관이 누구냐”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왔다. 자신의 향후 거취가 달려 있는 인사 서류가 이 행정관의 책상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인사들의 이야기다.

이 전 행정관은 한때 이군현 의원의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그를 아는 인사들은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이상득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이 행정관과 아주 가까웠다”라고 말했다. 때문에 ‘이상득-박영준-이상휘’로 이어지는 청와대 인사라인을 주목했다. 박영준 국무차장이 1기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에 물러난 후 한때 야인의 생활로 들어갔지만, 박 국무차장과 가까운 이 전 행정관을 통해 공기업 인사에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추측이 흘러나왔다.

이 전 행정관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취임 이후 서울시에 근무했다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인수위-청와대로 이동했다. 지난 3월 이상휘 전 행정관은 청와대 춘추관장으로 승진하면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상득 인맥’이란 부담 때문에 춘추관장으로 옮긴 것이 아니냐라는 추측이 나왔다. 승진이라기보다 낙마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친이 한 핵심인사는 “청와대 인사라인은 인사 실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낙점되지 않은 인사의 불만으로 원래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게 마련”이라며 낙마에 대한 해석을 일축했다.

언론의 관심은 새로운 선임행정관으로 바뀌었다. 이 자리에는 이동헌 행정관이 선임행정관으로 승진, 발탁됐다. 이 선임행정관 역시 이명박 정부 초기 때부터 인사비서관실에서 근무했다. 이 행정관은 선진국민연대 출신으로 역시 박 국무차장의 인물로 분류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또 청와대 인사라인에 ‘형님 인맥’이 채워졌다”고 분석했다.

신임 선임행정관도 ‘형님 인맥’

이상휘 청와대 춘추관장.

이 행정관은 대구 출신이다. 선진국민연대에서 활동했던 한 인사는 “이 행정관이 대선 당시 서울보다 대구에서 주로 활동했다”며 “대구에서는 똑똑한 인물로 정평이 나 있었다”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영남대 사회과학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영남대 사회과학연구소 측은 “경제학을 전공한 박사”라고 말했다. 이 행정관은 2006년 낙동강 물길살리기 시민연대에서 주최한 경부운하 워크숍에서 ‘여론조사 추이’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동헌 선임행정관 밑에서 실질적으로 공기업 인사를 담당한 인사는 이승균 행정관이다. 이 행정관은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다 역시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인수위를 거쳐 청와대로 옮겼다. 박영준 국무차장이 이명박 시장 밑에서 일했던 시절 이 행정관과 함께 근무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경북 칠곡 출신으로 고향이 같다.

대한민국 新 인맥

청와대의 인사라인은 이상휘 춘추관장이 승진해나간 것 외에 이동헌-이승균 행정관으로 1기 초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한 셈이 됐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한나라당의 한 의원 측은 “서울시청과 선진국민연대라는 친이SS부대를 그대로 존속시킨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친이SS부대는 독일 나치 시절의 SS친위대를 비꼰 말이다. 이 의원 측은 “여기에 또 하나의 S가 있다”면서 SD(이상득 의원)를 암시적으로 표현했다.

<윤호우 기자 hou@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