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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을 키운 학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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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일고·고대법대 동문은 누구?… 고교땐 송상호 교수, 대학땐 홍승기 변호사와 단짝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뒷줄 가운데 녹색 점퍼)가 6월 4일 대일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뒷줄 가운데 녹색 점퍼)가 6월 4일 대일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

"사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를 영입한 것도 대일고 선배인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 아닙니까. 대일고에서 드러내놓고 선거운동을 하지는 못했지만 선거기간에 각종 행사장에서 오 당선자에게 가장 열성적으로 호응해 준 사람을 가만히 보니까 대부분 고등학교, 대학교 동문들이더라구요.”(대일고 총동창회 관계자)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학맥은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당선자에게 음으로 양으로 든든한 배경이 됐다.
오 당선자는 서울 미동초등학교와 중동중학교를 거쳐 대일고와 고대 법대를 졸업했다. 먼저 대일고 출신 인맥들의 적극적 지원에 주목할 만하다. 1973년 처음으로 신입생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대일고는 당시 신흥 명문고 가운데 한 곳으로 꼽혔다. 오 당선자는 대일고 4기 졸업생이다. 한 해 선배가 박형준 한나라당 의원이고 두 해 선배가 같은 당의 한선교 의원이다. 박 의원은 오 당선자에게는 고려대 한 해 선배이기도 하다.

박형준·한선교 의원과 고교 동문

박 의원은 오 당선자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 당선자의 동기생을 중심으로 하는 대일고 동문들 20~30명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장 등 선거기간 내내 주요 행사장을 찾아다니면서 조직이 없던 오 당선자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오 당선자의 동기인 황오성 일등산업 대표(4기 동창회장)는 “오 당선자가 워낙 깔끔한 성격이라 우리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일절 하지 않았지만 동문이 큰 선거에 나선 마당이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자발적으로 모였다”고 밝혔다.
대일고 동기들이 기억하는 고교 시절의 오 당선자는 앞장서서 이끄는 리더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얌전하고 조용한 모범생에 가까웠다. 성적도 우수한 편이어서 문과생 180여 명 가운데 10~20등 사이를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 대다수가 그렇듯, 오 당선자 역시 자신과 비슷한 학업 수준의친구들과 어울렸다. 게다가 당시 대일고는 모두 12개 반이 문과 3반과 이과 9반으로 나뉘었는데 수업을 할 때면 우열반으로 반편성을 하는 바람에 교제의 범위가 제한적이기도 했다.

오 당선자의 대일고 출신 친구들은 지금 학계와 언론계, 법조계에 분포돼 있다. 법조계에 진출한 친구들 중 이건웅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와 오규섭 변호사(법무법인 청풍)가 가까웠다. 이 변호사는 선거 기간 오 당선자의 홈페이지에 ‘내가 본 오세훈 후보’라는 글을 써서 응원하기도 했다.

오 당선자의 친구들은 언론계에도 많이 진출해 있는데 이 가운데 특히 월간 ‘포브스코리아’의 이용택 편집위원과 가까웠다. 이거산 ‘주간조선’ 차장과 현재 ‘스포츠서울’ 경영기획실에 근무하고 있는 이성춘 실장도 오 당선자의 ‘친구’들로 지목된다.

학계에 진출한 동기들로는 송상호 경희대 경영대학원 교수와 정우봉 고려대 국문학과 교수가 있다. 동기들은 오 당선자가 고교 시절부터 가장 가깝게 지낸 단짝으로 송상호 교수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오 당선자의 동기인 송우영 화인텍정보시스템 대표는 “우리가 고3이 되던 1978년 1학기가 시작되며 오 당선자가 새로운 짝을 맞았는데 그 사람이 바로 송상호였다”면서 “상호의 한 살 여동생은 지금 오 당선자의 부인 송현옥씨다”라고 말했다.
원래 송 교수는 오 당선자보다는 한 학년 위였지만 몸이 좋지 않아 한 해 학교를 쉰 뒤 3학년으로 복학했다. 오 당선자는 수술 후유증으로 학교를 자주 빠지던 송 교수의 숙제를 위해 그 집을 자주 찾았다. 여기서 그는 송 교수의 여동생이자 자신과 동갑내기였던 현재의 부인 송현옥씨와 인연을 맺었다.

오 당선자는 송상호 교수와 친구로 만나 처남매부지간이 된 셈인데 공교로운 것은 이 인연이 ‘고려대 학맥’으로도 이어진다는 사실이다.

스승 정동윤 교수와 친분 두터워

송상호 교수의 집을 자주 왕래하며 함께 공부했던 세 사람은 1979년 졸업과 동시에 잠시 떨어지게 됐다. 송상호 교수는 고려대 경영학과, 송현옥씨는 고려대 영문과로 진학했지만 고려대 영문과에 낙방한 오 당선자는 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오 당선자는 이듬해 기어이 고려대 법대로 편입하는 ‘집념’을 보였다.

오 당선자의 친구인 오규섭 변호사는 “당시 재수를 했던 내가 1980년 고려대 법대 80학번으로 입학하고 보니 오 당선자가 2학년으로 편입한 상태였다”면서 “송상호 교수의 모친이자 오 당선자의 장모인 사공정숙 교수가 당시 고려대 수학과에 재직중이었으니까 결과적으로 보면 완전히 ‘고대 가족’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1980년 ‘편입생’ 오세훈 당선자가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친구는 같은 법대 79학번이자 과대표였던 홍승기 변호사(법무법인 세진종합)였다. 고려대 법대 친구 사이에서 오 당선자와 홍 변호사는 심심찮게 ‘친구이자 라이벌’로 거론된다.

두 사람 모두 고려대 재학 시절 일명 ‘CC(캠퍼스커플)’로 지내며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변호사 재직 시절부터 언론에 의해 ‘스타’로 떠오른 점도 자주 비교 대상이 된다.

홍 변호사는 “우리 두 사람 모두 캠퍼스커플이어서 놀러다닐 때 자주 어울렸고 최근까지 휴가를 함께 보내기도 했다”면서 “대학 시절 친하기는 했지만 오 당선자는 주로 도서관에서 지냈고 나는 밖으로 많이 놀러다녔던 것 같다”며 웃었다.
법대 동기에 따르면 오 당선자는 국회의원 시절 홍 변호사에게 강남구청장 공천을 주겠다며 정치권 입문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 변호사처럼 오 당선자의 고대 법대 학맥은 대부분 법조계에 퍼져 있다. 특히 고대 법대 79학번의 경우 절반 이상이 사시에 합격하면서 진로가 어느 정도 결정된 측면도 작용했다.

법대 학맥 가운데 오 당선자와 직접적으로 가까운 사람은 박철민 변호사(법무법인 휴먼)와 이호철 충주지청장, 윤관 전 대법원장의 아들인 윤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이다. 법조계 이외의 분야에 진출한 동기로는 한희원 국가인권위원회 국장과 구희천 삼성 SDS 상무, 벤처기업을 운영하는 박상신씨 등 손에 꼽을 정도이다.

특히 오 당선자는 고려대 재학 시절 스승인 정동윤 법대 교수의 직계 제자였는데 지금도 정 교수를 중심으로 친구들과 이따금 모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성진 기자 cs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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