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와 열정…우정사업본부 휠체어농구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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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 포스터 / 우정사업본부 제공

제20회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 농구대회 포스터 / 우정사업본부 제공

1945년 영국 스토크 맨데빌 병원장이었던 루드윅 구트만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부상자들에게 휠체어를 타고 농구를 해보라고 권했다. 백보드 없는 상대편 골대로 2명의 선수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을 옮겨서 전·후반 각 15분 동안 더 많은 득점을 하는 팀이 이기는 방식이었다. 드리블도 없고 타임-아웃, 트래블링, 5초·8초 규정 등 기본 농구 규칙은 적용하지 않았다.

구트만의 이런 생각은 처음에는 환영받지 못했다고 한다. 재활 프로그램을 하다가 다른 부상이나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하고 사회로 복귀하는 장애인이 나타나면서 인식이 달라졌고, 1948년에는 ‘스토크 맨데빌’ 경기가 열리기도 했다.

구트만이 환자 재활을 위해 생각했던 ‘휠체어농구’는 이후 휠체어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 됐다.

1946년 미국 휠체어농구협회(NWBA)가 창설됐고, 1964년 도쿄패럴림픽에서는 휠체어농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장애인스포츠 중 몇 안 되는 단체경기다. 최근에는 장애가 없는 사람들의 참여도 늘어 현재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97개국이 하고 있다.

한국휠체어농구연맹(KWBL)에 따르면 국내 휠체어농구는 1984년 삼육재활원 휠체어농구팀이 창단하면서 시작됐다. 1985년 제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국내 최초의 공식 경기가 열렸다. 한국은 1988년 서울패럴림픽에 출전해 16개국 중 13위를 했고,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했다.

현재 휠체어농구 규칙은 비장애인이 하는 농구와 비슷하다. 예컨대 볼을 가진 채 3회 이상 휠체어를 밀고 가면 트래블링 반칙이다. 득점은 1·2·3점이 있고, 공격자는 제한구역 안에 3초 이상 머무를 수 없다. 공격 제한시간은 24초다.

KWBL이 주최하는 2024 휠체어농구리그는 오는 6월 28일부터 11월 24일까지 서울, 대구, 제주, 강원 춘천, 경기 광주·용인·고양 등에서 개최된다. 리그에 앞서 우정사업본부장배 전국 휠체어농구대회가 6월 6일부터 10일까지 서울시교육청 학생체육관(옛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우정사업본부장배 휠체어농구대회는 2002년 처음 개최돼 올해로 20회를 맞았다. 1회 대회부터 현재까지 1·2부리그와 여성부 등 모든 팀이 참가할 수 있는 최대규모의 국내 대회다.

올해는 남자 1부(실업팀) 6팀, 남자 2부(일반팀) 9팀, 여자부(일반팀) 3팀 등 총 18개팀 선수단 250명이 참가했다. ‘연세이글스’와 ‘고양파이브휠스’의 개막전부터 총 28경기가 펼쳐졌다. 무료 관람으로, 관람 인증 이벤트로 BTS 우표 등도 제공했다. 우승팀, 대회 MVP, 베스트5에게는 총상금 1990만원과 트로피를 줬다.

조해근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대회가 대중의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인식과 선수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문헌: 임찬규·박병도·박승재, ‘외국과 우리나라의 휠체어농구 역사 재조명’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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