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죽기까지 안전 ‘뒷전’…‘반복된 죽음’ 더 이상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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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대형 글판인 서울꿈새김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서울시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꿈새김판에 “그때도 지금도 K-군인, 당신이 영웅입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연합뉴스

지난 6월 3일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대형 글판인 서울꿈새김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서울시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서울꿈새김판에 “그때도 지금도 K-군인, 당신이 영웅입니다”라는 문구를 게시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9일 해병대 채모 일병(당시 20세·사후에 상병 추서)이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 실종자를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고 물에 들어갔다가 순직했다. 지난 5월 25일 육군 12사단의 한 훈련병은 군기훈련(얼차려)을 받다가 쓰러져 사망했다. 지난 5월 21일 훈련 도중 수류탄 폭발로 사망한 육군 훈련병도 있다. 국방부 통계에 따르면 매년 100건 안팎의 군 사망사고가 발생한다. 자살을 제외하더라도 20명가량이 안전사고로 숨진다. 군에선 왜 자꾸 병사가 죽을까, 군이 그 죽음을 막을 수는 없었을까.

2018년 12월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김용균씨(당시 24세)가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뒤 국회는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을 제정했다. 이 법 전후로 노동안전은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안전체계를 구축하지 않아 노동자를 죽게 했다면 하청업체 현장소장 정도가 아니라 원청기업의 경영책임자, 중앙행정기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중대재해법의 취지다.

중대재해법 대로면 군에 안전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책임자는 국방부 장관과 각 군의 참모총장이다. 그러나 현역병은 병역의무를 수행하는 사람이지,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중대재해법의 보호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채 상병 사건에서도 중대재해법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현장 지휘관의 업무상 과실치사죄 적용 여부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다. 채 상병이 소속돼 있던 해병대 1사단의 사단장은 하급자들에게 안전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군 안전 전문가들은 채 상병이 사망하기까지의 배경에 군의 부실한 안전체계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방부와 군의 안전정책을 본질에서 짚어봐야 한다고 했다. 현장 지휘관 한두 명 처벌하는 것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제2, 제3의 채 상병 사건이 또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현장에만 안전 책임 떠넘기는 해병대 사단장

기자는 채 상병이 소속된 해병대 1사단 포병여단 7포병대대의 대대장(이모 중령)이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경북경찰청에서 진술한 내용이 담긴 131쪽 분량 피의자신문조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 사단장이 경향신문에 보낸 318쪽 분량 입장문을 토대로 당시 사건을 안전의 관점에서 재구성해봤다.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체계가 애초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은 정황이 여러 군데 포착된다.

지난해 7월 채 상병이 투입된 내성천 대민지원의 작전통제권은 합참의장에서 육군 제2작전사령관을 거쳐 육군 50사단장으로 전환됐다. 육군 제2작전사령부는 단편명령을 하달하면서 “작전 투입 전 안정성 평가를 시행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라”고 기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은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대책을 세우거나 안전조치를 취할 책임이 없다고 주장한다. 임 전 사단장의 말이다. “안전대책이나 조치, 안전장구는 사단장이 준비하라고 지시를 해야만 이행하거나 확보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제대의 지휘관은 안전조치의 권한과 책임이 있습니다.” 자신은 ‘현장 지도’를 했을 뿐인데 이때 안전을 강조했으니 충분하고, 위험성 평가 등 안전조치를 할 책임은 대대급 지휘관에게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7월 19일 해병대원과 소방이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실종된 해병대 전우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19일 해병대원과 소방이 경북 예천군 내성천 일대에서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 중 실종된 해병대 전우를 찾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7포병대대장은 제2작전사령부의 단편명령 내용을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부대활동 관련해 상급부대에서 강조한 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안전하게 지원하라는 내용으로 일반적인 안전을 강조했다”라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이 했다는 ‘안전 강조’에 대해서도 “저에게 전파된 것은 없었다”고 했다. 제2작전사령부, 육군 50사단장, 해병대 신속기동부대장(7여단장)이 현장의 안전성 평가 시행 상황을 확인했는지, 해병대가 위험성 평가에 필요한 적절한 도구를 갖고 있었는지, 안전 관련 매뉴얼이 적절하게 공유됐는지 등은 별달리 드러난 게 없다. 소방 등 다른 기관과의 협조사항에 대해서도 7포병대대장은 전달받은 게 없다고 했다.

7포병대대장은 출동 당일까지 어떤 임무를 하는지 고지받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작업의 특성에 맞게 위험요소를 파악한 뒤 안전대책을 세울 충분한 시간과 여건이 확보됐는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7포병대대장의 진술 내용이다. “작전에서 수행할 예상 임무는 듣지 못했습니다. 대민지원 정도 수준의 임무로 산사태로 무너진 가옥을 복구하거나 가전제품들을 옮겨주고 하는 정도의 임무라고 생각했습니다. (…) 모든 작전은 위험성 평가를 해야 합니다. 다만 급작스럽게 작전지역으로 이동했고,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으로 (작전 내용이) 변경되는 가운데 제대로 된 위험성 평가를 실시하지 못한 여건이었습니다.”

7포병대대는 호우피해 복구작전을 한다는 전제하에 장비로 삽, 마대, 장갑, 갈퀴, 밧줄 등을 챙겨 출동했다. 구명조끼를 준비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7포병대대장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으로 알고 현장에 출동했기 때문에 구명조끼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은 포병이 애초에 지상작전을 하는 부대이기 때문에 물자로 구명조끼가 구비돼 있지 않다고 했다. 위험성 평가와 안전대책은 어떤 작업인지에 따라 그에 맞게 준비돼야 한다. 그러나 7포병대대가 예상한 작업과 그에 따라 준비된 장비, 실제 투입된 작업과 필요한 장비가 달랐다. 일부 대대장은 수변을 수색하려면 가슴까지 오는 장화와 밧줄, 잠수복 등이 필요하다고 얘기했고, 수변 일대와 강물 등을 사진으로 찍어 카카오톡의 지휘부 대화방에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수색작전은 큰 변동없이 그대로 진행됐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작전내용은 지상인 수변(물가) 지역의 수색이었으며 자신은 “물에 들어가지 말고, 물가로부터 5m 이내에는 접근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내용은 현장 지휘관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7포병대대장은 수변 일대에서 장화 높이까지 들어가 수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정작 ‘복장 착용 미흡’, ‘바둑판식 수색정찰’, ‘군 기본자세 유지’와 같은 지적내용은 사단장 지시사항으로 카카오톡을 통해 하달됐다. 결국 안전성 평가도, 안전장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채 상병은 물속 수색을 하게 됐고 이어 실종됐다.

최근 공개된 국방부 조사본부의 중간보고서를 보면 조사본부는 임 전 사단장이 지난해 7월 15일 경상북도 재난상황실로부터 주요 지원사항이 실종자 수색임을 인지했음에도 17일 오전에야 실종자 수색이라는 구체적 임무를 하달했다고 봤다. 대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 임무에 맞는 안전대책을 수립하고 안전장비 준비 등을 할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또 임 전 사단장이 “(수변에)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봐야 한다. (물가에 들어가는) 그런 방법으로 71대대가 실종자를 찾은 것 아니냐? 내려가는 사람은 가슴 장화를 신어라” 등 구체적 수색 방법을 거론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채 상병의 수중 수색과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국방부, 안전사고 감축 공언하더니 안전조직 통폐합

군 안전 전문가들은 채 상병 사망은 단순히 사망 당일 현장 지휘관의 대응 문제만으로 축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평소 군 전체에 안전 리더십이 작동하지 않았고, 안전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은 결과 나타난 사고라고 했다. 안전과 관련된 국방부, 각 군의 조직과 규정부터가 오락가락하고 있다.

국방부는 2020년 5월 국방부 내에 안전정책팀을 신설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안전이 중요한 사회적 의제로 떠오르고 중대재해법을 제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오자 군내 안전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 조직을 만들어 안전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당시 국방부는 안전정책팀에 대해 “국방부 창설 이후 최초로 국방 안전 분야를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라고 소개했다. 안전정책팀은 군의 안전정책, 안전계획, 안전교육 수립, 추진 업무를 맡았다. 국방부는 “2025년까지 군 안전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감축하겠다”는 공언도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2년 2개월 만인 2022년 7월 안전정책팀을 폐지했다. 국방부 군수관리관 산하에 있던 재난관리지원과를 재난안전관리과로 바꾸고 여기에 안전정책 기능을 통폐합해버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군 안전 전문가는 “재난과 안전은 완전히 다른 분야인데 안전정책팀을 재난안전관리과로 통폐합하면서 결국 안전조직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다”며 “과거로 역행한 것”이라고 했다. 통폐합된 직제에 의하면 국방부 군수관리관이 군 안전체계의 책임자다. 물론 군 안전사고 사망자 절반 감축 목표도 달성하지 못했다. 자살을 제외한 군내 안전사고 사망자는 2021년 19명, 2022년 20명으로 2019년 이전과 비슷하다.

국방부는 2020년 12월 ‘국방 안전 훈령’도 만들었다. 산업안전보건법과 해외의 안전정책을 한국군에 반영하겠다며 새로 만든 규정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국가·지방자치단체 등 모든 사업과 사업장에 적용되지만 국방행정에는 예외적으로 일부 규정의 적용을 면제하고 있다.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사업장에 안전관리자를 두고, 노동자에게 정기적인 안전보건교육을 실시할 것’도 면제된다. 대신 국방 안전 훈령은 ‘각급 기관의 장’이 국방임무 수행과 부대 활동 전반에 걸쳐 발생 가능한 안전상의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위험관리 절차를 정립하고 주기적으로 이행하도록 규정했다. 작전 상황 때 안전 고려, 위험성 평가 실시의 주체도 ‘각급 기관의 장’으로 명시돼 있다.

각 군에는 ‘전투준비안전단’ 조직도 있다. 육군은 2018년 12월, 해병대는 지난해 1월 안전단을 만들었다. 안전단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육, 연구, 진단뿐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 때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기구다. 육군의 경우 안전단을 출범하면서 연대와 대대급 부대에 위험성 평가의 시행과 부대원에 대한 안전 교육·지도가 가능한 안전관리담당자를 편성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채 상병 사건 등 군 사망사고에서 국방 안전 훈령에 따라 위험관리 절차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안전단이 무슨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검토되지 않고 있다. 안전교육을 제대로 시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군내에서 안전에 무관심하고 홀대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군 안전 전문가는 “안전은 시설, 장비, 물자, 시스템, 환경 등 분야가 상당히 넓은데 군내에 체계적으로 안전교육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는 것은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고 현장 지휘관들이 그냥 나가서 안전조치하라는 말”이라며 “군 지휘관들이 안전에 대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했다. 군내 안전사고 피해자들의 보훈문제를 다뤄온 안종민 국가보훈행정사무소 대표는 “채 상병 사건 때 국방부나 합참(합동참모본부)에서 할 일이 있었다. 안전 확보 후 작업을 하라는 단편명령만 보낼 게 아니라 (작전통제권이 있는) 육군 50사단이 안전단에 건의를 하는 등 안전 점검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움직이며 확인했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사고가 안 일어나겠지’ 하는 안전 불감증 때문에 이런 사고가 벌어진 것”이라며 “안전단이 채 상병 사고 전후에 무엇을 했는지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 5월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30일 오전 전남 나주시 한 장례식장 야외 공간에서 군기훈련 중 사망한 훈련병의 영결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대 안정과 전투력 발휘 위해서도 안전은 필수요소

박효선 청주대 군사학과 교수는 “사고를 틀어막는 것에 급급할 게 아니라 전투준비안전단을 만들었는데 거기서 어떤 조치가 이뤄졌는지, 군 사령부의 안전조치는 어땠는지, 위험에 대해 제동을 걸어주고 기능을 제대로 했는지 점검을 해야 안전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자꾸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은 보지 않고 손가락 끝만 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방대한 안전 규정을 현장에서 모두 숙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안전점검 체크리스트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박 교수는 제대로 활용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육군을 기준으로 할 때 체크리스트는 사단급 제대에 전투준비안전실을 만들고, 참모 기능별로 안전체계를 구축하고, 제대별 안전통제관이 위험성 평가를 한 뒤 위험예지교육을 시키는 등의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선제적 예방활동을 통해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작업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박 교수의 말이다. “시기별, 계절별, 부대별, 활동의 유형별 점검표가 이미 다 만들어져 있지만 현장에서 적용이 안 됩니다. 현장 간부들을 교육해서 안전에 따라 작업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만큼은 반드시 할 수 있게 해야 해요. 건설현장에서 안전담당자가 안전 체크리스트를 보다가 ‘이 작업은 하면 안 됩니다’라고 했을 때 작업을 중지시키는 것처럼요. 또 현장 지휘관이 안전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단의 의견이 어떤지 물어볼 수 있어야 합니다. 대대급에서는 안전과 관련해 운영할 수 있는 인원이 없기 때문에 사단에 있는 안전팀이 내려가서 컨설팅해주는 구조도 필요하고요.” 부대의 안정적인 운영과 전투력 발휘를 위해서 안전문화의 실질적 정착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말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 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멈추고 대피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을 규정한다. 군인에게는 단결권이 없고, 작업중지권도 보장되기 어렵다. 위험을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는 군내에서는 그만큼 상부에서 적극적으로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일각에선 ‘안전만 강조하다가 작전수행을 어떻게 하느냐’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한 군 안전 전문가가 말했다. “군은 위험을 감수하는 조직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조직이죠. 그런데 위험의 감수라는 말 앞에는 ‘철저히 계획된’이라는 말이 붙어야 합니다. 전혀 계획되지 않은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위험 감수가 아니라 무모한 짓입니다. 우리가 가진 장비는 어떤 게 있는지, 안전에 대한 조직원들의 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조직원들의 피로도가 어떤지, 간부들의 안전에 대한 대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을 판단해서 지휘관이 철저히 계획된 위험을 감수하기로 판단해야 하는 겁니다. 그런 게 있었겠습니까, 없었겠습니까? 자꾸 사고가 나는 것은 위험 감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이죠.”

채 상병 사건 때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육군과 해병대 사이의 보이지 않는 벽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까지 방치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또 해병대 특유의 상명하복과 위계서열 분위기 속에서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하더라도 윗선 지시에 함부로 이견을 제시하기 어려운 사정이 사고를 초래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는 채 상병 사건 이후 군내 안전과 관련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과 대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 군기훈련 중 훈련병 사망이 논란이 되자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 30일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안전대책을 철저히 시행하라고 말한 정도다. 기자는 지난 5월 30일 국방부에 채 상병 사망 이후 안전 관련 개선 방안을 검토하거나 제도적으로 보완한 대책이 있느냐고 질의했지만, 국방부는 지난 6월 6일까지 답변하지 않았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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