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 하기 위해 여의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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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의원 릴레이 인터뷰](7) 현장교사 출신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

“아무래도 사진을 찍으려면 달고 있어야겠죠?” 손에 든 금배지를 보며 건네는 질문이다.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59). 아직 국회의원 직함이 익숙하지 않은 듯하다. 의원실에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소파 상석에 앉길 주저했다. “아직도 내 자리 같진 않아서요”라면서. 강 의원은 자신이 ‘국회에 처음 입성한 현장교사 출신 교육전문가’라는 것을 강조했다. 지난 6월 8일 국회 강민정 의원실에서 인터뷰했다.

“교육개혁 하기 위해 여의도 진출”

-마침 오늘(6월 8일)이 초·중·고 전체 학년이 개학하는 날입니다. 코로나 3차 추경에서 중요한 교육예산이 빠졌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네. 코로나 긴급대책 특별예산이라는 것이 ‘3차 추경안’에 잡혀 있는데 교육 관련 예산이라면 학교 아이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예산이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정부안을 쭉 보니 원격교육 인프라 예산만 있는 거예요. 진짜 놀랐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에는 상황이 없었지만, 등교 개학 이후엔 아이들이 집단으로 모여 생활하는 것이 아무리 부분적이라고 하더라도 불가피해요. 아이들의 안전도 문제가 되지만 교실이 학교 밖 2차, 3차 감염의 발원지가 될 수도 있거든요. 국가적 방역대책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런 발상 자체를 못 하는 것 같아요. 정부는 교육문제를 협소하게 수업과 입시, 그런 것과 관련한 것만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해요.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한국사회가 교육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고, 그런 관점의 연장선에서 나온 듯합니다.”

-국회 상임위 1·2·3지망을 모두 교육위로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강 의원이 교육위를 가겠다는 것은 다른 당에서도 배려하지 않을까요.

“고 노회찬 의원은 노동전문가인데 법사위에 배정받았습니다. 물론 경우가 다를 수는 있지만, 특히 비례의원의 경우 다르다고 생각해요. 비례로 당선된 분들은 자기 영역의 전문성을 살려 국정 운영에 기여하도록 한다는 취지인데 더 배려해야지요. 사실 각 상임위당 한 명 정도 자리는 소수당을 위해 남겨두겠다고 하는데, 저 같은 경우는 만약 정의당 같은 당에서 교육위를 가겠다는 분이 없으면 될 가능성이 있죠. 문제는 우리 당 김진애 의원과 최강욱 의원이에요. 특히 최 의원은 제가 교육개혁 운동을 해온 것처럼 검찰개혁에 앞장서서 맹활약해온 분이고, 검찰개혁 프로세스가 머릿속에 있는 분이잖아요. 이런 사람이 소수당이라는 이유로 법사위에 들어가는 것이 불투명하다, 이런 건 문제가 좀 있죠.”

-평교사 출신으로 최초 국회의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정진후 의원이 정의당 의원으로 활동했는데 일반교사라기보다 전교조 위원장 출신으로 교원단체 대표성을 가지고 국회에 들어왔어요. 도종환 의원도 교사 출신이지만 문화예술인의 정체성이 더 강했고요. 그 이전에도 박성구 의원 등 교사 출신이 몇 분 있긴 했는데 잠시 직업적으로 교사를 거쳤지 교사로서, 교육운동가로서의 정체성 같은 건 없었고 국회 활동도 딱히 부합하는 건 없었어요. ‘평교사 출신 교육운동가’로 한정하면 전무후무한 것은 맞죠.”

-이전에 혁신학교 관련 기사를 기획했을 때 관련 전문가로 찾아뵈었던 것이 기억납니다. 그때는 북서울중학교 교사였는데 정년 퇴임한 건가요.

“2017년 2월에 명예퇴직했죠.”

-왜 그만두신 겁니까.

“25년, 정확히는 24년 6개월간 교사생활을 했습니다. 북서울중학교는 서울시 최초의 혁신학교였고, 혁신교육의 가능성에 보람을 느껴 행복했습니다. 단위학교 안에서 혁신은 열심히 했지만, 단위학교만으로는 교육개혁의 한계가 있다는 걸 피부로 느꼈어요. 손바닥이 마주쳐야 박수가 가능한 것처럼 교육개혁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교육시민단체 활동은 그때도 전교조 조합원 이상의 활동을 한 적이 없고, 25년 정도 현장에 있었으면 나머지 시간은 학교 바깥의 교육문제 해결에 집중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교사 출신 국회의원이 나왔다는 것에 대해 전교조 같은 교육단체가 거는 기대도 있을 텐데요.

“기대가 너무 많죠. 뒤집어 이야기하면 그동안 국회에서 교육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해 쌓인 적폐 과제가 너무 많다는 뜻이 아닐까요.”

-전교조 법외노조화 문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사실 이 정부가 초기에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예요. 어쨌든 실기(失機)하고 현재 대법원에 가 있는데 사법적 처리만 3년을 끌었습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관련된 교원노조법 조항을 개정하는 정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어요. 현직 교사만 조합원이라는 규정 대신 교사였던 사람, 그러니까 해직자나 퇴직자도 조합원이 될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을 마련했습니다. 국제노동기구(ILO)도 권고했지만 원래 그게 맞아요. 노동조합은 자기 회원, 조합원을 누구로 할 것인가는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하거든요. 법외노조화 근거가 되었던 법 조항은 개정안이 통과되면 없어질 겁니다.”

-정치인이 될 걸 예전부터 생각하셨나요.

“사실 전혀 계획에 없던 거예요. 교육계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했죠. 현장 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국회에서만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걸 알게 되거든요. 이번 총선에서 일각에서 교육당을 만들려고도 했습니다. 국회의원이 필요하다는 강한 문제의식이 있어서… 우연이지만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살린 것이고요.”

-과거 기사를 찾아보니 1983년 11월에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시위를 주동했다 구속된 기록이 나옵니다.

“그때는 전경이 교내에 상주하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교 4학년 때인데, 대부분 시위 주동자들은 남자였어요. 일종의 여성차별이었죠. 그래서 여학생들이 주동이 되어 그해 3월과 가을에 두 차례 시위를 기획했어요. 아마 서울대 역사상 최초로 여학생이 시위를 주동한 사례일 겁니다. 나름 젠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문제의식이었죠. 학원자율화조치로 형을 다 살지 않고, 넉 달 만에 출소해 여성 관련 무크지도 만들고, 노동현장에 위장취업도 하고…. 이어 김근태 의장 주도로 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을 만드는 걸 도왔어요. 공덕동 하꼬방 사무실에 나가 그때 막 쏟아져 나오는 출소한 운동권 학생들, 복학생들과 함께했죠.”

<글·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사진·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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