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인의 시선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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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과 청년들의 자기 규정

<경계인의 시선> 김민섭 지음·인물과사상사·1만5000원

한국의 대학원생은 경계인이다. 강의실에서는 학생이면서 조교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가 된다. 대학은 이들의 노동 없이는 존립할 수 없다. 그러나 대학은 이들이 학생이지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최저시급, 4대보험 등을 보장하고 싶지 않아서다. 기업도 법의 눈치를 보고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대우를 하는 마당에 대학은 ‘여기는 학교’라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그 안의 노동을 은폐한다. 대학은 시장의 논리와 교육의 논리 중 상황에 따라 유리한 부문만 적용한다.

[신간]경계인의 시선 外

‘유령 노동’을 강요하는 대학의 파렴치를 고발한 저자는 시선을 또 다른 경계인인 ‘청년’으로 돌린다. 지금의 청년은 비슷한 옷을 입고 비슷한 구호를 외치는 연대가 아니라 취향과 지향이 비슷한 타인끼리의 느슨한 연결을 바란다. 완벽한 중심도 주변도 없다. 저자는 끊임없이 자기를 규정하고 삶의 의미를 얻는 경계인과 이들의 느슨한 연결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긍정한다.

[신간]경계인의 시선 外

▲인권, 세계를 이해하다 | 김누리, 이희수, 김효순, 홍미정, 서현숙, 김민 지음·철수와영희·1만4000원

독일은 2017년 115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받아들인다. 국내에서 제주도 예멘 사람들의 난민신청에 반대여론이 들끓었던 것과 비교된다. 김누리 중앙대 교수는 이런 포용성의 배경에 교육이 있다고 본다. 아우슈비츠 학살 같은 과거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이 이런 인도주의적 실천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식 주입이 아니라 자신의 의견을 세울 것을 강조하는 비판교육이 더해진다. 여러 저자들은 독일을 비롯해 일본, 이슬람, 팔레스타인의 인권 현장을 둘러본 후 우리 사회 현주소와 방향을 살핀다.

[신간]경계인의 시선 外

▲미중 패권전쟁은 없다 | 한광수 지음·한겨레출판·1만8000원

미·중 무역전쟁을 초강대국 간의 패권싸움이나 신냉전 체제로 보는 담론이 유행한다. 저자는 이런 관점에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 극단 대치 이면에 보이지 않는 협력관계가 굳건히 존재한다고 보고 대립할수록 더 긴밀해지는 미·중관계의 역설을 파헤친다.

[신간]경계인의 시선 外

▲반역은 옳다 | 알랭 바디우 지음·서용순 옮김 문예출판사·1만3000원

철학자이자 정치활동가인 바디우가 1968년 5월에 일어난 68혁명 50주년을 맞이해 출간한 책이다. 68혁명의 유산을 분석하고 오늘날의 의미를 살펴본다. 더 이상 혁명이 살아있지 않다고 여기는 현실 속에서 ‘혁명성’을 되살린다.

[신간]경계인의 시선 外

▲정치적 감정 | 마사 C. 누스바움 지음·박용준 옮김 글항아리·3만2000원

민주주의가 어떻게 시민들의 감정을 끌어안아 품위 있는 사회로 발전하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인간의 허약함에 대한 동정적이고 너그러운 태도가 핵심이라고 말한다. 불완전한 것들을 증오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포용하는 사랑이 정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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