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밴드>와 <미스트롯>의 열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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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넬’의 팬이다. 신은 이들에게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조차 반할 만한 음악성을 주셨지만 아쉽게도 유머감각은 빼놓으셨다. 숫기 없는 네 남자는 SBS라디오 <두시 탈출 컬투쇼>에서도 침묵을 지켜 DJ 컬투(정찬우·김태균)의 진땀을 빼놓았다. 그런 넬의 리드보컬 김종완이 JTBC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밴드>에 고정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 ‘넬덕’들은 들썩였다. 여기에 세계적인 록그룹 린킨파크의 조한까지 심사위원으로 출연하면서 <슈퍼밴드>는 음악 좀 듣는다고 방귀 좀 뀌는 이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TV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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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완을 보려고 본방사수한 <슈퍼밴드>에서 의외의 덕통사고를 예견했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아이돌과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에 질릴 무렵 <슈퍼밴드>는 가능성 있는 뮤지션들이 새로운 밴드를 꾸린다는 콘셉트로 음악 마니아들의 가려움을 긁어줬다.

외형상으로 보면 <슈퍼밴드>는 각 밴드 팀이 경합을 벌였던 KBS <TOP밴드>보다 프로뮤지션들이 팀을 꾸려 새로운 음악을 선보인 tvN <노래의 탄생>에 가깝다. 다만 <노래의 탄생>이 뮤지션들이 45분 만에 음악을 만들어내는 음악판 <냉장고를 부탁해>를 표방했다면 <슈퍼밴드>는 신선한 얼굴들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악기의 향연과 이들이 만들어내는 팀의 조합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흔히 밴드라고 하면 드럼, 기타, 베이스, 보컬로 구성된 록밴드를 떠올리지만 버스킹으로 다져진 보컬부터 클래식 전공자까지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슈퍼밴드>의 최종 우승자가 원맨밴드일지, 듀오밴드일지, 클래식 밴드가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함을 자아낸다.

<슈퍼밴드>와는 또 다른 개성으로 주목받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TV조선의 <내일은 미스트롯>(미스트롯)이다. 이 프로그램의 지향점은 ‘절박함’이다. 저마다 사연이 남다른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마치 저잣거리에서 손님을 유혹하는 상인의 심정으로 무대에 임한다. 미스코리아 콘셉트로 과한 몸짓과 노출을 보여주는 참가자들의 외양이 때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적어도 이들이 얼마나 무대에서 필사적인지 충분히 공감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재야에 묻힌 트로트 고수들의 구슬픈 음색을 통해 트로트가 한국인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장르인지 돌아보게 됐다.

일대 일 과외를 연상케 하는 장윤정, 조영수의 심사는 신의 한 수다. 젊은층에 외면받던 TV조선이기에 섭외가 만만치 않았다고 하는데 장윤정의 출연 결단으로 프로그램의 완성도가 달라졌다.

JTBC <효리네 민박>을 넘어 종편 최고 시청률인 11.9%(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를 기록한 것은 이 프로그램이 TV조선 주시청층인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층까지 파고들었다는 방증일 것이다. <슈퍼밴드>와 <미스트롯>의 선전은 다매체 시대, 시청자들의 각양각색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10대 위주의 음악예능 홍수 속에서 다양한 음악과 색다른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귀를 호강시켜주는 음악 프로그램들이 더욱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조은별 브릿지경제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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