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만든 ‘한국의 항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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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항공우주산업은 어느 수준일까.

항공우주산업은 21세기 첨단기술의 미래다. 최고의 계측장비와 정밀기계의 집합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보잉사에서 제작한 장거리용 대형 여객기인 B747기에 들어가는 부품은 무려 450만개. 2만여개가 들어가는 자동차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기술신뢰도는 자동차의 400배에 이른다.

우리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발행한 ‘한국의 항공기’ 기념우표 3종.

우리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항공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발행한 ‘한국의 항공기’ 기념우표 3종.

우리는 아직 선진국의 항공우주산업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부가가치액 기준으로 항공우주산업의 세계 랭킹은 17위. 중국이 5위, 일본이 7위, 싱가포르가 10위, 호주 15위(2012년 기준)이다. 항공우주산업의 총아인 대형 여객기의 독자개발 능력을 갖지 못하고 있다. 미국,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리고 중국 등은 대형 여객기를 양산하거나 비행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대형 제트여객기 C919 개발에 성공했다.

우리나라는 대형 여객기 개발 직전의 단계에 이르러 있다. 공군 전투훈련기를 우리 기술로 제작할 수 있다. 해외수출 업적도 적지 않다. 물론 엔진부분은 선진국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경쟁우위의 특화기술을 갖고 있다. 날개 제작기술이 뛰어나다. 에어버스 A320의 날개 하부구조물 독점 공급하고 있다. A320의 샤크렛(주날개 끝부분의 날개구조물) 소재기술은 우리의 독자적 기술이다. 또 세계적인 정보기술이 항공우주산업의 배후 역할을 하고 있다. 보잉사 신기종 항공기의 설계단계부터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 항공우주산업의 전도는 과거의 업적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전투기가 그 퍼포먼스다. ‘KT-1 기본훈련기’는 ‘웅비’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1999년 양산 1호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2000년 공군에 납품됐다. 국내에서 개발된 항공기 가운데 최초로 양산에 성공해 공군에서 운용 중에 있다. 우수한 성능을 인정받아 인도네시아, 페루, 터키, 세네갈에도 수출된 자랑스러운 국산 항공기다. 길이 10.26m, 너비 10.60m, 높이 3.67m이며 최고시속 574㎞, 최대항속거리 1688㎞의 성능을 갖추고 있다.

‘T-50 고등훈련기’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음속 비행기다. ‘골든 이글’이라고도 불린다. T-50의 개발로 한국은 세계에서 12번째 초음속 비행기 개발 국가가 됐다. 2002년 8월 초도비행, 2003년 2월 초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한 후 2005년에 공군에 인도됐다. 태국, 이라크 등에 수출도 됐다. T-50 1대를 수출할 경우 중형자동차 1250대를 수출하는 효과가 있다. 길이 13.4m, 너비 9.45m, 높이 4.94m, 최대속도 마하 1.5, 최대항속거리는 2592㎞다.

T-50 훈련기는 설계단계부터 변형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FA-50은 T-50을 다목적 전투기로 개조한 것이다. 파이팅이글로 불리는 FA-50은 2013년부터 실전배치됐다. 현장에서 FA-50의 안정성과 기동력은 인정받고 있다. 미국 7공군사령관 테런스 오셔너시 중장은 FA-50을 탑승하고 2016년 맥스선더 훈련을 지휘했다. 그는 “최고의 명품 훈련기”라는 평가를 내렸다. FA-50의 최고속도는 마하 1.5다. 최신예 스텔스전투기인 F35와 속도경쟁에서 뒤지지 않는다. 빠른 속도는 안정성을 위협한다. 하지만 FA-50은 달랐다. 민첩성에도 문제가 없었다. 430노트(시속 774㎞) 속력에서 24.2초 만에 360도 급선회가 가능하다. 1만2000피트 고도에서 60도의 상승각으로 1분30초 이내에 3만5000피트까지 상승할 수 있다. 한마디로 기동력 ‘짱’이다.

KT-1 기본훈련기, T-50 고등훈련기, FA-50 경전투기는 우리 기술로 만든 자랑스런 우리의 항공기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3월 20일 한국의 국방력과 항공기술력을 높인 군사용 항공기 3종을 담은 ‘한국의 항공기(첫 번째 묶음)’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김경은 기획위원 jj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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