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드론 택배 시대’ 열려
  • 인쇄
  • |
  • 목록
  • |
  • 복사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드디어 ‘드론 택배 시대’가 열렸다. 우정사업본부는 국내 최초로 실제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했다. 지난 11월 28일 전라남도 고흥에서 출발한 드론이 4㎞ 떨어진 섬, 득량도에 소포와 등기를 배달한 것. 우편물을 드론으로 배송한 것은 국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드론을 4차 산업혁명의 비즈니스 수준으로 끌어올린 쾌거다.

고흥 선착장에서 이륙한 드론은 고도 50m 상공으로 날아 득량도 마을회관에 우편물 8㎏을 정확하게 전달한 후 출발지로 ‘무사귀환’했다. 꼭 10분 걸렸다. 특히 수동 원격조종이 아닌 좌표를 입력해 이륙→비행→배송→귀환까지 배송의 모든 과정이 완전 자동으로 이뤄졌다. 종전에는 집배원이 우편물 배달을 위해 배로 육지와 섬을 오가던 번거로움을 완전히 해소했다.

우정사업본부는 2022년 드론 배송 상용화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자체 드론 및 관제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도서·산간지역 10곳에 대해 드론 배송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2022년에는 실제 우편물의 드론 배송을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강성중 우정사업본부장은 “이번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도서·산간지역에 우편물과 재난이나 폭설 등으로 인한 재해지역에 긴급구호물품을 드론으로 배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물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에게 보편적 우편서비스에 대한 배송품질을 높이고 4차 산업혁명을 우정사업에 접목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지난 11월 28일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드론이 지난 11월 28일 전남 고흥 선착장에서 소포 1개, 일반우편물 25개를 싣고 득량도 마을회관으로 배송하기 위해 이륙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가 드론을 유통산업에 적용한 사례를 만들었다고 흥분할 일은 아니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드론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의 아마존, 중국 알리바바, 독일의 DHL 등 굴지의 유통업체는 드론 배달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드론전쟁’ 중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라임 에어’라는 서비스를 착수했다. 배송드론을 이용해 반경 16㎞ 이내에 있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배달하는 서비스다. 특정 도시를 넘어 전 세계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영국에서 2.3㎏의 상품 배송서비스에 성공했다. 이미 자체 항공교통관제시스템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인터넷 쇼핑몰 자회사인 ‘타오바오’는 2015년 2월부터 드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직까지 드론이 직접 문전(Door to Door)까지 배달하는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다. 운송업체 YTO익스프레스와 제휴해 드론이 배송지 근처까지 상품을 배달하면 택배기사가 그 상품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독일 DHL은 드론시스템을 악천후에도 배송이 가능할 수 있도록 완전 자동화해 라이트 임빙클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단지 드론의 산업화에 유통·물류회사만 적극적인 것은 아니다. 드론 배달서비스에 구글도 뛰어들었다. 구글은 배송비 6달러만 부담하면 드론으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 ‘윙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만일 고객이 음식을 주문한다면 음식이 식기 전에 배달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렇다면 국내 유통기업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걸음마 단계다. 기술력은 선진국에 비해 3~5년 뒤처진 것으로 평가된다. 우정사업본부의 1단계 실증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나면서 2단계 실증사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CJ대한통운과 롯데택배가 현재 배송용 무인 드론기 개발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들을 포함한 15개 시범업자와 세종시 등 드론 시범구역 5곳을 선정했다.

<김경은 편집위원 jjj@kyunghyang.com>

우정이야기바로가기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