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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인물]김제동이 바라본 ‘사찰’의 정의는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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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하나 들고 관객을 웃고 울게 만드는 MC 김제동이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의 상징이 됐다. 하지만 그는 상황의 심각성에 주눅드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가 소속된 다음기획의 김영준 대표는 기자에게 “사찰 기사가 터지면서 부담이나 불안감은 있지만, 우리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라고 웃는다”면서 “제동이는 정치적인 인물이 아니다. 상식과 비상식을 이야기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토크 콘서트에서 김제동이 특유의 유머로 관객들의 폭소를 이끌어내고 있다. | 다음기획 제공

국가기관이 저지른 불법 민간인 사찰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김제동은 이런 상황을 ‘코미디’로 만든다. “국가에서 (나를) 조사해봤지만, 아무것도 없으면 큰 흠결이 없는 남자라고 발표를 해라. 그러면 (내가) 연애를 얼마나 잘 하겠느냐. (그렇게) 퉁치자. 나는 사찰에 관해 고소를 안 할테니”라고 화답했다. ‘불법사찰 피해자 김제동의 침실고백’이라는 비장한(?) 제목의 동영상을 통해 불법사찰을 당한 심경을 위트 있게 밝혔다.
김제동이 불법사찰의 실체를 직접 경험한 것은 2010년 5월 즈음이었다. 

‘말’로 살아가는 MC가 ‘말’을 빼앗길 수도 있다는 공포를 느낄 만한 상황들이 계속됐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사회를 본 후 2010년 5월 서거 1주기 추모식 사회를 맡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부터다. 당시 노무현재단에서 사무처장을 지냈던 양정철 노무현재단 운영위원은 “노제 때 사회를 본 것이 인연이 돼서 우리 쪽에서 부탁했다. 김제동씨가 전직 대통령을 위한 행사라는 점에서 수락했다”면서 “당시 국정원 직원을 만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우리에게도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국정원 직원이 그를 두 번이나 찾아와 사회를 보지 말라는 압박을 가했다. “VIP가 걱정한다”는 말까지 했다. 김씨의 어머니도 사회 보는 것을 극구 반대했다. 여기저기에서 압력이 들어온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우산도 없이 비를 끝까지 맞으면서 추모식 콘서트 사회를 봐 추모객을 위로했다. 사찰은 계속됐다. ‘김제동의 토크 콘서트’ 등에 찾아와 그의 말과 행동까지 주시했다.

그는 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언론의 보도로 민간인 사찰의 진실이 드러난 후에야 이 사실을 털어놨다. 주위에서 “사찰 받은 사실을 이야기하자”고 조언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민주화 운동으로 고문당하고 투옥당한 분들에게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라는 이유였다.

4월 5일 김제동은 미국으로 출국했다. 법륜 스님과 함께 진행하는 ‘청춘 콘서트’ 공연 출연 때문이다. 김영준 대표는 “민감한 시기여서 피하려고 한 게 아니다. 오래 전 약속되어 있는 것이라서 미국으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제동은 4월 10일 귀국한 후 11일 투표를 할 계획이다.

김제동의 웃음과 감동은 글에도 잘 나타난다. 얼마 전 전작 <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가 담겨 있는 <김제동이 어깨동무 합니다>(위즈덤경향)가 출간됐다. 나꼼수 열풍의 김어준, 정권 교체의 희망으로 떠오른 문재인 등의 이슈 인물들과의 속 깊은 이야기와 김제동의 위트가 함께 담겨 있다.

<최영진 기자 c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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