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러브 한강]한강은 흐른다

민족의 젖줄 한강은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민족의 기쁨과 슬픔, 환희와 탄식을 함께 해왔고 지금까지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 수천년 동안 나라가 일어서고 또 쓰러졌던 이 한강변에는 지금도 역사의 생생한 숨결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한강의 기적을 이뤘던 건설역군들의 망치소리와 88올림픽의 함성, 그리고 월드컵의 환호가 아직도 쟁쟁하기만한 한강. 오늘날 한강은 그 주위를 둘러싼 교통의 발달로 우리 생활에 비중 있는 역할을 한다. 그뿐 아니라 자연박물관으로서 생태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역사유적을 통해 현대인에게 과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고,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아름다운 명소들과 스포츠·레저시설들은 생활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한강 르네상스 시대에 돌아본 서울의 강, 한강-.

여의도공원 ㅣ 최하류쪽 한강철교 중앙부터 국회 뒤 샛강 사면지까지 길이 8.4km로 이어진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에는 국회의사당, 63빌딩, KBS·MBC 등 방송국과 금융·증권가 등이 있다. 이곳은 한강의 서울시계 내 중심지역으로 밤섬, 샛강 등이 비교적 자연상태로 잘 보존되어 있고, 둔치 내에는 유람선 선착장, 민속놀이마당, 문화마당 등 위락시설이 어느 곳보다 많이 설치되어 있어 이용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선유도공원 ㅣ 양화대교 중간에 위치한 선유도공원은 과거의 정수장 건축구조물을 재활용하여 국내 최초로 조성된 환경재생 생태공원이자 ‘물공원’이다. 선유도 일대 11만407㎡의 부지에 기존 건물과 어우러진 수질정화원, 수생식물원, 환경놀이터 등 다양한 수생식물과 생태숲을 감상할 수 있고, 한강역사전시관과 시간의 정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휴식공간을 통해 생태교육과 자연체험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

행주산성 ㅣ 임진왜란 3대첩지의 하나로 국난 극복의 정기가 서린 산성. 권율 장군이 3000명의 병력으로 10배나 많은 왜적을 물리친 곳으로, 적이 쳐들어오자 성 안의 부녀자들이 치마폭에 돌을 담아 날라 승전고를 올리게 하여 ‘행주치마’라는 명칭이 유래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산 정상에 축조된 행주산성은 삼국시대 토축산성으로, 강안의 돌출된 산봉우리를 택하여 쌓은 성이다.

절두산성지 ㅣ 조선 말 병인박해 때 순교한 교민들을 기리는 기념관이 세워진 곳이다. 양화대교 강북지점에서 동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누에가 머리를 든 것 같다 하여 ‘잠두봉(蠶頭峰)’이라고 부르는 한강변의 절경으로 유명하다. 1866년 천주교 금교령이 내려지면서 약 8000명의 신자들이 처형당한 곳으로, 1966년 병인양요 100주년을 기념하여 절두산순교자기념관이 지어지는 등 성역화되었다.

암사선사시대주거지 ㅣ 서울 한강 유역 중 신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뚜렷한 곳이다. 약 6000 년 전 신석기시대의 사람들의 삶의 터전으로 빗살무늬토기, 무문토기, 석기 등이 출토되었다. 오랜 옛날부터 바위절이라고 불린 남서쪽의 강동구 암사동 139-2번지를 위시해 25필지 8260㎡ 규모의 이곳에는 아홉 채의 신석기시대 움집이 원래 모양으로 꾸며져 있다.

국립현충원 ㅣ 1955년 7월 15일 국군묘지로 창설되어 전사 또는 순직한 군인과 군무원 및 종군자의 영현을 안장하였으나, 10년 후인 1965년 3월 30일 국립묘지로 승격되어 국가원수, 애국지사, 순국선열을 비롯하여 국가유공자, 경찰관, 전투에 참가한 향토예비군 등이 추가 안장되었다. 1996년 6월 1일 국립묘지관리소라는 관리기관 명칭이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마포나루 ㅣ 도성 서쪽 10리 지점에 있었던 나루로 일명 삼개나루라고 불렀다. 오늘날 마포대교 북쪽 방면으로 반대쪽에 있는 여의도는 예전에 백사장이었다. 백사장을 지나면 시흥을 거쳐 수원으로 가는 길이다. 도선장에는 주로 상선들이 운집했으며, 나룻배도 사선(私船)이 중심이었다. 예로부터 마포나루에는 새우젓을 파는 사람들이 많아 ‘마포새우젓장사’라는 애칭이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다.

한강유람선 ㅣ 유람선에서 새어나오는 불빛과 그 불빛에 반사되어 그윽하게 일렁이는 물결, 그리고 선상의 음악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해내는 유람선은 연인, 친구 또는 가족들이 함께 한강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낭만의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한강에서 유람선을 탈 수 있는 곳은 잠실, 여의도, 양화, 뚝섬, 난지, 서울숲, 잠두봉 등 7곳이며, 선착장에는 식사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수상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서울숲 ㅣ 서울시가 ‘뚝섬 숲 조성계획’에 따라 기존의 뚝섬체육공원 일대를 뉴욕의 센트럴파크와 같은 대규모 도시숲으로 만들기 위해 2004년 4월부터 공사를 시작하여 2005년 6월에 문을 열었다. 다른 지역에 비해 공원이 부족한 서울 동북부지역의 시민들에게 도심 속에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으며, 숲의 형태는 친환경적인 요소를 강조해 공원 전체에 걸쳐 104종, 42만 그루의 나무를 옮겨 심을 계획이다.

올림픽공원 ㅣ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개장한 공원으로 전체 면적은 43만8000평에 이른다. 공원 안에는 백제시대 흙으로 만든 성인 몽촌토성이 있으며, 그밖에 세계 정상급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한 야외조각공원이 있다. 잘 가꿔진 잔디밭, 산책로와 수영장 등은 시민들에게 훌륭한 쉼터를 제공해주며, 체조경기장, 펜싱경기장 등에서는 경기뿐 아니라 다양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월드컵공원 ㅣ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의 난지도에 조성된 공원으로 6년에 걸친 안정화사업과 1년 이상의 공원화 공사를 거쳐 2002년 5월 1일 개장했다. 1978년부터 15년간 쓰레기 9200만 톤을 매립한 105만 평의 부지 위에 조성되었으며, ‘환경월드컵’의 상징물로 습지와 꽃밭, 연못, 요트장, 흙길, 마라톤코스 등을 갖춘 5개 테마 생태공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대중골프장도 개장되었다.

한강조정경기장 ㅣ서울올림픽 기간 동안 조정과 카누 경기가 열렸던 국제 규모의 경기장으로 주변을 따라 조성된 자전거 코스, 오리 보트를 비롯한 체육·위락시설을 갖춘 데다 교통까지 편리해 비록 하남시에 속하기는 하지만 서울시민들이 자주, 손쉽게 찾는 휴식공간이다. 이곳 경정장에서는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경정경기가 펼쳐져 새로운 레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주변 미사리에는 카페촌이 형성되어 있다.

정리/사진: 유성문<객원기자> rotack@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