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남북정상회담 6가지 숨은 그림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열려… 성사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던걸까?

최근 일련의 남북관계는 팽팽한 긴장감 그 자체였다. 판문점 부근에서 북한 총격사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조정 요구, 부산 8·15평화축전의 북한 불참 통고 등 한반도의 긴장은 일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반전(反轉)은 극적 묘미를 극대화시킨다. 8월 8일 제2차 남북정상회담 발표는 반전의 효과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전격 합의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은 반전 중의 반전이었다. 오는 8월 28~30일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은 “새로운 평화와 통일의 대장정이 시작됐다”는 의미를 부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빅 이벤트다. 특히 이 사건은 대선정국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또 북한핵 해결을 둘러싼 한반도 주변국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돌출했다. 그만큼 극적 효과가 배가된다.

남북정상회담은 미국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안녕과 동북아 평화 방안 논의의 축을 남북한 쪽으로 한 발짝 움직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더 나아가서 남북한이 힘을 합쳐서 북한핵문제 해결의 전기를 마련한다면 남한이 북·미수교의 가교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은 제고될 가능성이 높다(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민족통일과 한반도 번영을 위한 민족의 역할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열강에 전쟁터를 제공했고 국토 분단의 아픔을 경험한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자주적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게 국민정서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환영 분위기는 7년 전 김대중 정부 때 열린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와 사뭇 다르다. 매우 담담하고 침착하다고 해야 할 정도다. 대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시점, 그리고 북한의 핵불능화 작업이 구체화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이런저런 오해를 낳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파생한 의문은 회담 장소(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아닌 점), 절차(국가정보기관인 국정원이 주도한 점), 진행방식(의제가 결정되지 않은 점), 회담 성사수단(물밑거래가 있지 않느냐는 점)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직 고위 관료는 “절차와 방법, 격식을 철저히 따지는 정상회담에서 이런 문제들이 전혀 무시됐고 북한의 요구를 완벽하게 들어준 것 같다”면서 “남한 정부가 북한에 정상회담을 구걸한 것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이 실현되기까지 어떤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이면 속에 숨은 그림을 찾아보자.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