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서폭대학교가 세워진 까닭

교육상담가인 나는 대학을 방문할 때마다 각 대학의 입학조건, 커리큘럼, 캠퍼스 분위기, 최신 정보는 물론 그 학교의 설립 동기와 역사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수십 개 대학이 밀집해 있는 보스턴과 주요 도시는 이미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도 매번 새로운 캠퍼스를 돌아보기에 바쁘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다양한 전공과 우수한 교수진, 최첨단 시설과 광범위한 실습, 소규모 강의 등을 자랑하는 보스턴 지역의 많은 대학 중 보스턴 시내 한복판의 국립 유적지인 비컨 힐(Becon Hill)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서폭대학교의 설립 동기와 역사는 여느 다른 대학과 다르며 듣는 이의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한 독지가의 도움으로 대학 졸업

서폭대학교의 장점은 소규모 강의를 통한 교수와 학생의 친밀한 유대관계다.

서폭의 역사는 글리슨 아처라는 젊은 변호사에서 시작한다. 가난한 소년이었던 아처는 혼자 힘으로 고등학교와 대학을 간신히 마친 뒤 우연한 기회에 한 은인을 만난다. 그 은인은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라며 아무런 조건 없이 아처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해준다. 그 덕으로 아처는 법대를 마치고 변호사가 된다. 소수의 부유층만 고등교육의 혜택을 누렸던 당시, 더 많은 사람에게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믿었던 아처는 1906년 생활전선에서 일하며 법을 공부하겠다는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젊은이들을 위하여 자신이 살고 있던 록스베리의 방에서 서폭 야간 법학교를 시작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야간학교는 시내에 있는 그의 법률 사무소로 자리를 옮긴다. 1908년 아처의 야간학교 학생이자 기계공이던 롤랜드 브라운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다. 브라운의 합격 소식이 전해지자 꿈을 가진 젊은이들이 몰려들어 아처의 야간 법학교에 등록했다. 이에 아처는 변호사 업무를 그만두고 서폭 법학교에 모든 열정을 쏟는다. 이런 아처의 노력으로 1930년에 이르러 서폭은 미국에서 제일 큰 법과대학교 중 하나가 된다.

은혜 갚으려 야간법학교 세워
그 후 1937년에 법대, 경영대 그리고 인문과학대를 합친 정규 종합대학으로 탈바꿈하여 지금까지 확장, 발전해오고 있다. 현재 70개 이상의 전공분야를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통해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그중 법대가 특히 우수하고 잘 알려져 있으며 프린스턴 리뷰와 그 외의 대학 통계자료 기관들에 의해 계속 우수한 대학으로 선정되고 있다. 또한 스페인의 마드리드(1995년)와 세네갈의 다카(1999년)에 서폭대학의 국제 캠퍼스를 세우고 교육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

서폭대학에서 언론학을 전공한 다덴군은 “대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게 서폭의 환경은 매우 친숙했고 서폭 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에게 둘려싸여 생활하면서도 오히려 친근감과 소속감을 가지고 내가 누구인지 배울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은 소규모 수업을 통한 개개인에 초점을 맞춘 교육 방식 덕분이다”라고 얘기한다. 서폭대학에서 1993년과 2003년에 각각 학사학위와 경영대 석사학위를 받고 지금은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김모씨는 “서폭의 장점은 소규모 강의와 교수와 학생의 친밀한 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학문에 전념할 수 있게 하는 일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서폭을 선택한 일을 후회해본 적이 없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편집자 주:서폭대학교(Suffolk University)의 영어 발음은 실제 ‘서픽’이나 독자들의 혼동을 피하기 위하여 알파벳대로 ‘서폭’으로 표기했음).

제니퍼 성〈美 교육 상담 전문가〉jennifer@jsecon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