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파트타임 일은 ‘선택 아닌 필수’

한 여고생이 사무실에서 인턴십으로 일하는 모습.

학교 레슬링부의 대표선수였던 토니가 YMCA 피트니스 부서에서 일하기 시작한 것은 11학년 때다. 토니는 일주일에 겨우 이틀을 일했지만 친절한 성격 덕에 많은 멤버가 그를 좋아했다. 얼마 후 토니는 대학 입학 준비로 일을 그만두었다. 몇 개월 후 어느 식당에서 우연히 그와 마주쳤다. 토니는 근처 대학을 다니면서 그곳에서 파트타임 웨이터로 일하고 있었다. 보수도 괜찮고 직원들에게 식사도 무료로 제공해주어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다고 했다.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경험
학교 미식축구팀 주장이었던 진은 의사인 아버지의 병원 사무실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주말에는 YMCA에서 일을 하며 용돈을 벌고 있었다. 늘 웃는 얼굴이었지만 어느 날은 유난히 싱글벙글하기에 이유를 물었더니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합격통지서를 받았다고 했다. 지금 그는 대학에서 공부와 운동뿐 아니라 파트타임으로 일도 열심히 하고 있다.

늘 용돈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리처드는 지금 일하는 곳보다 시간당 단돈 50센트만 더 주는 곳이 있어도 서슴지 않고 일자리를 옮겼다. 그 덕에 남들과 달리 고등학교 시절 열손가락이 모자랄 정도로 많은 곳에서 일을 했고 대학에 다니는 지금 그는 일자리 찾아보기, 이력서와 지원서 쓰기, 인터뷰 등 일자리를 구하는 데 거의 달인이 되어 있었다.

지난 여름 13세가 된 필자의 딸은 앞집 식구들이 여름 휴가를 간 2주 동안 그 집 꽃밭에 물을 주기로 했다.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물을 2번씩 주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어느 날은 어두워진 뒤 물을 주다가 모기한테 다리를 다 물려서 가려움 때문에 고생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다. 그러나 2주 후 돌아온 그집 엄마 아빠의 칭찬에 어깨를 으쓱했고 받아온 돈을 들고 즐거워하면서도 돈 벌기가 정말 어렵다고 중얼거렸다.

미국 틴에이저들은 거의 대부분 부모의 경제력과 상관없이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거나 해본 경험이 있다. 미국의 부모와 아이들은 일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방과 후나 주말에 스스로 일하여 돈을 버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일자리를 찾는 일부터 고용되어 일을 하는 동안 여러 가지 사회적 경험과 배움을 얻으며 책임감을 갖는다. 이러한 배움은 결코 학교생활이나 공부로 얻을 수 없는 것이며 청소년기 아이들이 성숙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징검다리 구실을 한다.

이런 이유로 대부분 미국 대학교는 신입생들의 이런 경험을 상당히 높이 평가한다. 또 이런 경험들은 고등학교 졸업 후나 대학 재학 중 일자리를 구할 때도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원하는 일자리를 구하는 일은 인터넷이나 도서관에 구비된 미국 노동청과 주정부의 정보 책자와 지역 신문을 토대로 부모의 도움과 본인의 노력이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

미국의 노동청은 미성년자 근로법에 따라 중·고등학생들이 할 수 있는 일의 종류와 시간을 규정하고 있다. 법적으로 집에 혼자 있을 수 있는 13세가 되면 아이들은 주로 이웃이나 친척의 아기 봐주기(베이비 시팅), 애완용 동물 돌보기(펫 시팅), 이웃집 차도의 눈 치우기와 같은 일을 하고 14세가 되어 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되면 사무실, 슈퍼마켓, 상점 또는 여름 캠프에서 일을 하는 등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고 16세가 되면 위험한 기계나 화학약품을 다루는 일 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

근로법에 중·고생 근로 시간·종류 규정
현 미 노동청 규정에 따르면 14세와 15세는 오전 7시와 오후 7시 사이에만 일할 수 있으며(단 6, 7, 8월에는 저녁 9시까지), 하루 3시간 이하, 일주일에 18시간 이하로 일하는 시간을 제한한다. 휴교일과 방학 중에는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까지 일할 수 있으며 16세 이상은 특별한 제한이 없다. 18세부터는 일반 성인과 같은 노동법을 적용한다.

제니퍼 성〈美 교육 상담 전문가〉jsung@theeducationconsul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