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틴에이저, 운전 중 사고에 무방비

운전 첫해인 16세 때 가장 사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레슬링 선수 헐크 호건의 아들 닉(17)은 지난여름 플로리다에서 다른 차량과 레이싱을 벌이다가 교통사고를 크게 냈다. 그로 인해 함께 타고 있던 친구(22)는 뇌를 다쳐 아직도 병원에 있으며, 닉은 현재 미성년자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21세 미만은 법적으로 음주가 금지되어 있으므로 비록 소량이라고는 하지만 닉의 음주 운전은 사회적으로 크게 문제가 되었다. 더군다나 닉은 거의 다치지 않은 데 비해 옆에 있던 친구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16세 때 가장 높은 사고율 보여
어릴 적부터 이웃에 살며 학교도 같이 다니고 학교생활도 모범적이던 조슈아와 스티브는 다른 친구와 마찬가지로 대학 합격통지서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또한 졸업과 대학생활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었다. 그날 둘은 동네의 한 식당에서 스티브의 부모님과 저녁을 먹고 헤어진 뒤 근처 서점에 들러서 한 시간가량 책을 보고 집으로 가기로 했다. 평소에는 주로 스티브가 운전을 했지만 얼마 전 스티브의 차가 고장나는 바람에 그날은 조슈아가 엄마 차를 몰고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조용한 주택가인지라 차량이 거의 없었음에도 과속과 운전 경험 부족으로 스티브는 길가의 나무를 들이받고 말았다. 이 사고로 스티브는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고 조슈아는 열흘간 의식을 잃은 상태로 지내다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 소식을 듣고 가족은 물론 학교 전체와 타운의 많은 사람은 깊은 슬픔에 잠겼다.

내셔널 틴에이저 운전 통계에 따르면 틴에이저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사고다. 또한 다른 나잇대에 비해 운전 첫해인 16세 때 가장 사고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6년 한 해 동안 15~20세 운전자 중 3490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내셔널 고속도로 교통안전국(NHTSA)의 발표에 따르면 15~20세 운전자들과 관련한 교통사고는 한 해 400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온다. 틴에이저 운전자들의 경우 운전 경험 부족, 미숙한 판단, 휴대전화 사용, 과속, 음주, 시끄러운 음악, 안전벨트 미착용, 다른 틴에이저와의 동승 등이 교통사고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올스테이트 파운데이션 자료).

미국은 복잡한 대도시 한복판이나 인구가 밀집된 지역을 제외하고 자동차 없이 생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국의 부모는 자녀가 운전 면허증을 취득하기 전까지 대부분 시간을 그들과 함께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운전을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반갑고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운전에 대한 올바르고 충분한 안전교육과 실습 없이는 너무나 위험한 현실에 자녀를 노출시키게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부모와 학교 측은 물론 정부가 나서서 틴에이저 운전자를 위한 법을 만들어 시행하는 등 틴에이저의 교통사고를 최소화하고 미연에 방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단계별 운전면허증 시스템 도입
이와 관련한 정책 내용은 주마다 세부적으로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1990년대에 시작하여 현재 대부분 주가 실시하는 단계별 운전 면허증 시스템(Graduated Driver License System)은 틴에이저 운전자에게 정식 운전면허증을 발급하기에 앞서 단계적으로 조금씩 제한을 풀어주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운전과 교통법규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대부분 주(state)에서 3단계로 나누어 보통 15~16세에 운전허가증(Permit-운전 시 21세 이상의 성인이 동승해야 함), 16~17세에 잠정적인 프로비저널 면허증(Provisional License), 그리고 17~18세에 정식면허증(Full License)을 발급한다. 이 제도는 틴에이저 운전자들의 잦은 사고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제니퍼의 미국 교육통신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학군에서 적용하고 있는 클렘슨 대학교의 자동차 안전 연구소(Clemson University Automotive Safety Research Institute: CU-ASRI). 이곳에서 개발한 이-크루저 커리큘럼(e-cruiser curriculum)은 6세 이상의 아이들에게 만화, 영화,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교통법규, 자동차와 자전거를 안전하게 타는 일 등에 대해 어릴 적부터 교육시킴으로써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하는 책임감 있는 운전자가 되도록 하는 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제니퍼 성〈美 교육 상담 전문가〉jennifer@jseconlin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