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로 본 세상] 365일 허공에 외치다](https://img.khan.co.kr/weekly/2024/03/19/news-p.v1.20240313.6ce12b4a588049a9a9b1cf900594a6f5_P1.jpeg)
하루를 365번 모으면 1년이 된다. 지난해 아파트 관리소장의 갑질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숨진 경비노동자 박모씨의 1주기를 하루 앞둔 3월 13일, 박씨가 근무했던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 입구에 그를 추모하는 사람들과 해고 경비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펼친 현수막에는 1주기 애도와 함께 ‘경비반장을 죽음으로 내몬, 경비노동자를 대량 해고한 가해자가 여전히 근무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박씨가 세상을 떠난 이후 함께 근무하던 경비노동자들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노동조합을 만들었다.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노동자 중 절반이 넘는 40여명이 노동조합에 함께했다. 지난해 말 관리사무소는 무인 시스템 도입을 근거로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며 경비원 44명에게 계약 만료 통보를 보냈다. 한 해고 경비노동자는 “좁은 휴게공간에서 쉬던 중 해고를 통보받았다”라며 씁쓸한 표정으로 해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현수막을 손에 쥔 다른 해고 경비노동자는 “박씨가 죽은 지 1년이 지났지만 달라진 게 없다”라고 말했다. 365번의 하루가 지나서 온 1년. 그들은 과거의 일터 앞에서 책임자의 사과와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조태형 기자 phototo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