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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아장아장 봄이 온다

겨울이 길었다. 간혹 칼바람이 불 때마다 새 계절의 온기가 간절했다. 해마다 찾아오는 계절이지만 봄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기다리던 봄은 어디쯤 왔을까. 추위 속에 먼저 피는 매화는 봄을 깨우는 알람시계다.

지난 3월 6일 봄꽃 축제가 가장 먼저 시작되는 전남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을 찾았다. 산허리마다 새하얀 매화꽃이 뿜어내는 봄 내음에 코끝이 향긋했다. 꽃의 개화 시기로 계산한 봄의 속도는 시속 1㎞ 정도다. 걸음마를 뗀 어린아이가 걷는 속도와 같다. 더디기는 하지만 남쪽에서 시작한 봄기운이 아장아장 첫걸음을 내디디며 북진을 시작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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