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 슬픔 곁에 가만히 내려앉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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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로 본 세상]슬픔이 슬픔 곁에 가만히 내려앉네

전국을 걸으며 시민들에게 세월호를 다시 알리고 생명안전의 중요성을 알린 ‘진실·책임·생명·안전을 위한 전국 시민 행진 “안녕하십니까”’가 지난 3월 16일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들은 제주부터 서울까지 21일간 전국을 걸었다. 많은 시민이 반나절 또는 하루 이상을 함께 걸었고, 거리에서 응원의 손팻말을 들거나 손을 흔들며 참가자들을 응원하는 이도 있었다. 그중엔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있었다. 그들은 경기 광명에서 세월호 기억공간까지 걷는 마지막 도보행진을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박가영씨의 엄마 최선미씨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분노’와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도 비슷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좌절’에도 연대하는 사람들을 보며 ‘안도’를 느낀다”고 얘기했다. 행진 후 기억과 약속의 달 선포 기억 문화제에서 발언대에 오른 고 이상은씨의 어머니 강선이씨와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 이정민씨도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위로를 전하며 “힘을 모아 함께 끝까지 진실을 추구하고 안전 사회를 만들겠다”라고 말했다.

슬픔이 슬픔을 위로하는 일은 도무지 끝날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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