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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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을 되돌아보다

엔초 트라베르소 지음·유강은 옮김·뿌리와이파리 2만8000원

[신간]혁명의 지성사

당대 가장 뛰어난 마르크스주의 연구자 중 1명으로 손꼽히는 트라베르소의 역사 에세이다. 발터 벤야민은 혁명을 ‘핵분열’에 비유했다. 과거 안에 담긴 온갖 에너지를 해방하고 증폭시킬 수 있는 폭발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책에서 시대순으로 혁명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대신 기존 질서를 파괴하고 새로운 기대의 지평을 열어젖힌 ‘집단적 분출’로 혁명을 재해석한다. 마르크스와 트로츠키, 벤야민, 마오쩌둥과 호찌민, 호세 카를로스 마리아테기 등 혁명을 추구한 지식인들의 삶의 궤적과 이론을 추적하면서 각 혁명의 이론을 낱낱이 재검토한다.

‘혁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도 던진다. 예컨대 1917년 10월의 어느날. 볼셰비키 혁명군이 러시아의 겨울궁전을 점령했다. 드물게 성공한 이 혁명은 그러나 그 직후 벌어진 내전과 반혁명 시도, 국제적 개입에 휘말린다. 자기방어에 급급하던 혁명은 결국 ‘해방’이란 잠재력을 잃고 어느새 ‘스탈린주의 체제’로 화석화된다. 1989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그나마 제3세계에 남아 있던 러시아 혁명의 에너지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자본주의 질서에서 혁명을 꿈꾸는 이는 이제 찾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혁명은 무엇이었고, 앞으로 무엇일 수 있는가. 인류 역사에서 혁명은 정말 과거의 흔적으로 사라진 걸까. 이런데도 이와 무관하게 우리가 혁명의 역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되돌아봐야 하는지 저자는 질문한다. 오늘날 혁명의 에너지를 보존할 방법 역시 탐구한다. 저자는 과거 혁명이 “순진한 열정이나 도덕적 심판, 이데올로기적 낙인이 비판적 이해를 밀어내는 일이 너무도 잦았다”고 지적하고, 비판적 해석 및 지식 전달을 시도한다. 사진, 혁명을 표현한 그림 등 99개의 ‘도판’과 함께 혁명의 순간과 현재 가치를 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
장지향 지음·시공사·1만9000원

[신간]혁명의 지성사

오늘날 중동 이슬람 세계는 전 세계 변화의 중심에 있다. 여전히 다른 문화권에 비해 중동 이슬람 문화를 상대적으로 어렵고 낯설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이란혁명부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까지 21세기 중동의 모습을 조명한다.

▲녹조의 번성
강찬수 지음·지오북·1만9500원

[신간]혁명의 지성사

환경전문기자로 30년간 꾸준히 녹조 문제를 취재해온 저자가 녹조의 심각성을 경고한다. 녹조의 원인이 무엇인지, 문제의 ‘남세균 녹조’가 생성해내는 독소가 인간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눈높이에 맞게 설명한다.

▲전세지옥
최지수 지음·세종·1만8000원

[신간]혁명의 지성사

실제 전세사기 피해자인 저자가 하루아침에 사기 피해로 전 재산을 잃은 뒤 겪은 820일간의 기록이다. 시청, 법원, 경찰서 등을 쫓아다니며 벌였던 분투와 좌절, 분노를 르포르타주처럼 풀어낸다. 제도의 맹점과 문제점도 지적한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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