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세상]36년 열정이 서린 식물원서 ‘고운어울림축제’

"세계 최고의 식물원을 만들겠다!” 가난한 산골에서 성장한 사람치고는 특이한 꿈이다. 지천에 널린 풀과 나무가 지겨울 법도 한데 고운식물원의 이주호 원장(61)은 갖가지 나무와 풀을 손수 심고 가꾸겠다는 ‘괘꽝스러운’ 꿈을 품고 원예학과를 지원했다.

단 한 평의 텃밭만 있어도 콩이나 보리 등 생계에 필요한 농작물부터 심어야 했던 시절, 대학 진학을 앞두고 그는 “왜 하필이면 원예학과냐”는 꾸지람과 함께 어른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야 했다. 그는 “배가 너무 고파서 풀이라도 실컷 뜯어먹을 요량으로 식물원을 꿈꿨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그가 지난 10월 ‘고운어울림축제’를 마련해 세상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300여 지역 주민과 유명인을 초대해 문화 축제를 마련한 것. 가수와 연예인들이 참가하여 흥취를 더해줬다. 시와 그림, 대중음악이 어우러진 이번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시종 감탄을 연발했다.
“식물원 부지를 구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떠돌며 고생하던 시절이 눈에 선합니다. 이곳 충남 청양은 자연 환경이 뛰어난 데도 외진 곳이라는 이유로 행정 관청으로부터 소외되어야 했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겠다는 신념으로 11만 평(36만3000㎡)의 산지에 27개의 작은 정원과 7000여 종의 식물을 가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식물원을 운영하기 위해 자신의 경비를 털어 전 세계 90여 나라를 찾아가 노하우를 배웠으며 씨앗을 수집했고, 지난 6월에는 대통령산업포장을 수상했다. 그는 “어린 시절 세계 최고의 식물원을 만들겠다는 꿈이 없었으면 오늘의 영광과 보람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순찬〈피플코리아 기자〉 ediapr@hanmail.net

사람@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