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게 잡아도 2025년의 미래상
<스마트시티, 유토피아의 시작> 정동훈 지음·넥서스BIZ·1만6500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바꿀 것이라고 하는데 피부에 와닿는 예를 찾기는 어렵다. 미디어 전공자인 저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요란한 구호에 가려진 구체적인 미래상을 보여준다. 그 시점은 아무리 멀게 잡아도 2025년이라 현실적이다. 일례로 집은 일터이자 학교가 될 수 있고, 원격진료가 가능한 병원도, 극장이 될 수도 있다. 꼭 집이 아니라 연결된 곳이면 어디든 학교와 병원, 극장이 될 수 있다. 데이터 기반의 큐레이션 서비스는 미디어 소비를 개인화시켰다.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를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 자동차는 사람이 탄 움직이는 스마트폰처럼 변한다.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던 구글과 애플 같은 정보기술 회사들은 물론 통신사들이 앞다퉈 자동차회사와 손을 잡고 있다. 저자는 미래의 라이프 스타일을 소개하면서 주요 대목마다 관련 유튜브 영상을 볼 수 있는 QR코드를 넣었다. 영상으로 재밌고 쉽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배려다. 동영상 시대에 걸맞은 저술이다.
▲핵발전소 노동자 | 테라오 사호 지음·박찬호 옮김·건강미디어협동조합·1만5000원
반핵을 노래하는 가수가 여섯 명의 핵발전소 노동자를 인터뷰했다. 이들은 핵발전소에 대한 점검이 느슨해지고 있어 사고 위험성이 높아지고, 숙련 노동자들이 줄어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피폭 위험이 높은 현장에 투입되며, 일정한 피폭량에 도달하면 가차 없이 버려진다. 기록이 남지 않아 피폭에 의한 질병이 발생할 경우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도 쉽지 않다. 이런 노동은 브라질계 일본인, 이주노동자가 담당한다.
▲일본 ‘우익’의 현대사 | 야스다 고이치 지음·이재우 옮김 오월의봄·1만6000원
한때 일본 사회는 재특회로 대표되는 넷우익의 혐오발언에 몸살을 앓았다. 그런데 지금 재특회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재특회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일본 사회가 이미 극우화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저자는 현재 일본을 움직이는 우익의 역사를 파헤친다.
▲공간 혁명 | 세라 W 골드헤이건 지음·윤제원 옮김 다산사이언스·2만8000원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이들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릴 때 살던 곳에 자연친화적 공간이 있었다고 한다. 장소, 즉 건축이 만든 공간은 행복감과 깊은 연관이 있다. 건축평론가인 저자는 실제 건축·조경 사례로 그 연관성을 보여준다.
▲사람일까 상황일까 | 리처드 니스벳, 리 로스 지음 김호 옮김·심심·2만8000원
착한 사람은 남을 잘 도울 것이다. 공격적인 아이가 문제를 일으킨다. 이런 고정관념은 어떤 문제의 원인을 개인에게서 찾는 실수를 되풀이하게 한다. 저자들은 개인의 성격보다 사회적 상황의 힘이 더 강력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