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누구의 기억이 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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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애더럴 다이어리 (The Adderall Diaries)

제작연도 2015년

제작국 미국

러닝타임 87분

장르 드라마

감독 파멜라 로마노프스키

출연 제임스 프랑코, 엠버 허드, 에드 해리스

개봉 2016년 8월 11일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불우한 어린 시절을 소재로 한 회고록을 발표해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작가 스티븐(제임스 프랑코 분)은 최근 아내를 죽인 혐의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한스 라이저(크리스찬 슬레이터 분) 사건에 관한 글을 쓰기로 한다. 스티븐은 아이들을 위했을 뿐이라고 항변하는 한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이끌림을 느낀다.

사건을 취재하며 마주친 여기자 라나(엠버 허드 분)와의 사이에서 애틋한 감정이 피어나고, 때마침 성사된 거액의 원고계약으로 그의 행복은 절정에 달한다. 하지만 아버지 닐(에드 해리스 분)이 나타나 회고록이 거짓이라고 주장하면서 스티븐의 명성과 일상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고 만다.

영화 <애더럴 다이어리>는 스스로를 피해자로 규정한 한 남자의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나간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의 심한 학대로 심신이 피폐해진 그는 정신병원 치료를 받았고, 현실 도피를 위한 약물중독에 시달려야 했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각성제 ‘애더럴’을 복용해야만 한다. 작가로 성공한 그의 현실은 언뜻 번듯해 보이지만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위태로움을 안고 있고, 파국의 불안은 현실이 되고 만다. 하지만 추락이 불행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영화 속에는 여러 심리학적 논제들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이야기의 축을 이루는 핵심적 갈등이지만, 어떤 것이 진실인지 혼란스러운 와중에 긴장감을 유발하는 ‘기억의 왜곡’, ‘기억의 허구성’ 역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과연 누구의 기억이 진실인가? 인간 기억력의 한계에 관해서는 오래전부터 연구를 통해 매우 불완전한 것임이 입증되었다. 유감스럽게도 사회적 이슈든 개인적 경험이든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들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생각보다 많음을 인정해야만 한다.

이 작품은 가볍지 않은 소재와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감정적인 격양이나 충격적 사건 묘사는 지양한다. 다소 느슨하게까지 느껴지는 여백과 호흡은 이 영화만의 따뜻한 매력이자 익숙지 않은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이 작품은 스티븐 엘리엇이 쓴 동명 자서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데, 그는 작가뿐 아니라 영화감독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2012년 연출한 데뷔작 <어바웃 체리>는 알코올 중독인 엄마를 떠나 도시로 상경해 포르노 배우가 된 한 여성의 자아 찾기를 다루고 있는데, 베를린 영화제 파노라마 부문과 샌프란시스코 영화제에서 공식 상영되며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스티븐 엘리엇은 신작으로 <애더널 다이어리>의 연장선상에 있는 <애프터 애더럴>을 얼마 전 공개했는데 이번엔 직접 출연까지 한다.

다소 무거운 원작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은 주인공 스티븐을 연기한 배우 제임스 프랑코다.

연기뿐 아니라 소설·각본·연출·제작에까지 폭넓은 재능을 펼치고 있는 그는 처음 이 작품의 영화화를 제안했고, 원래는 제작·연출·각본·주연을 모두 욕심내고 있었다. 하지만 각본과 연출을 신예 여류감독 ‘파멜라 로마노프스키’에게 넘기며 그는 제작과 주연만 소화했다.

터치스크린

‘약쟁이 전문배우’라는 애칭 아닌 애칭으로 불릴 정도인 그가 이 작품에서도 각도는 다르지만 다시 약물중독자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도 재미있다.

<최원균 무비가이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