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비상하는 드론 시장, 한국기업은 없다

드론 시장이 날아오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 드론 시장이 연평균 32.22% 성장할 것이며, 2020년에는 시장규모가 약 5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드론 시장은 취미용, 기업용, 군사용으로 나뉜다. 지금도 그렇지만 향후에도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는 군사용이다. 그 다음이 기업용이다. 취미용은 상대적으로 가장 작은 시장이다.

현재 군사용 드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지난 수년간 드론 공습을 통해 테러리스트를 사살하는 등의 드론 전략을 적극 시행해 왔다. 미국의 드론 공습이 이슬람국가(IS)를 자극해 테러리즘이 촉발됐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그럼에도 미국은 2019년까지 드론 공급을 오히려 50% 증대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앞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드론으로 사실상의 전쟁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용 드론이 가장 큰 시장규모를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제한된 분야, 소수 군사기업에 국한된 사항이므로 여기에서는 기업용 드론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기업용 드론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기업은 세계 최대의 드론 제조업체 DJI다. 중국 기업인 DJI는 전 세계 상용 드론 시장에서 약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DJI는 2014년 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2015년에는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JI에서 생산한 드럼 팬텀3. / 구글캡처

DJI는 지금까지 세콰이어캐피털, 액셀 등으로부터 총 1억5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았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약 8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앞으로 DJI는 단지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플랫폼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DJI와 액셀은 드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드론 펀드 1000만 달러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드론 플랫폼 기업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에어웨어다. 에어웨어는 개인용 드론보다는 기업용 드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기업용 드론이야말로 지속적이고도 큰 규모의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어웨어는 전력선 점검, 채광작업 조사, 송유관 점검 등 기업을 위한 드론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금까지 구글벤처스, 인텔캐피털, GE벤처스, 와이컴비네이터 등의 유명 투자사들이 에어웨어에 총 40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투자했다.

오픈파일럿은 2010년에 시작된 오픈소스 기반의 드론 플랫폼으로, 전 세계 수천명의 개발자들이 드론 플랫폼 및 관련 하드웨어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오픈파일럿이 개발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과 달리 드론코드는 3D로보틱스, 퀄컴, 인텔, 바이두 등 3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업체 중심의 오픈소스 기반 드론 플랫폼이다. 이들 업체는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드론 플래폼을 만들어 자사의 비즈니스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리눅스 재단과도 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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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현재 세계 드론 시장에서 하드웨어는 중국이, 플랫폼 및 소프트웨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어느 분야에서도 존재감이 없다. 그 이유는 드론에 투자하는 대기업이 없고, 드론 스타트업이 나올 만한 벤처 환경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안타깝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이런 구조는 미래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제조 관점에서 그렇다는 것이지, 소비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주요 드론 소비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