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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국의 대선이야기]안철수와 문재인, 어떻게 만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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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초전이 맞다. 4·11 총선이 본격 시작되자마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도, 정운찬 전 총리도 움직였다. 총선에서 어떻게든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으면 잊혀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을지 모른다. 총선 결과에 따라서는 나서고 싶어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음을 정밀하게 따져본 결과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건 두 사람은 움직였고, 움직인 만큼 앞으로 나갔다. 되돌리기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정운찬 전 총리의 행보나 안철수 원장의 행보 모두 ‘국민과 함께’라는 점에서 방향성은 맞다. 그러나 행보의 일관성과 충격효과라는 점에서 보면 생각해볼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안철수 원장은 어느 진영에도 기대지 않겠다고 한 지 하루 만에 야권의 후보들을 거들고 나섰다. 개인적 인연에서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뭔가 앞뒤가 안 맞는 듯한 느낌은 없어지지 않는다. 정운찬 전 총리의 격한 사퇴사도 주장의 일리 있음과는 별도로 ‘왜 이 시점에’ ‘왜 그런 격한 언사를?’이라는 의문을 해소시켜주지는 못한다. 말하자면 출사표의 시점과 형식이 부자연스럽고 작위적으로 느껴진다는 뜻이다.

안철수 원장과 정운찬 전 총리.

그런 중에도 안철수 원장의 움직임은 선거전의 중요 기사로 다뤄질 만큼 여전한 영향력과 충격효과를 보여주었다. 투표참여를 통해 정파와 지역을 넘어서자는 안철수 원장의 메시지는 그가 기존의 여야 정치권과는 구별되는 독자적 행보를 통해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안철수의 가치’와 ‘안철수식 정치’를 극대화하자는 전략일 수 있다.

안철수 원장이 나선 시점도 정치적으로 의미를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그는 선거전이 중반전으로 접어들 무렵, 그러니까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선거 주도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문재인 고문의 당선이 확실시되어 선거 후 야권이 문재인 고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강연정치를 본격화했다. 문재인 고문에 대한 경계와 존재감 과시를 위한 것이 아니라면 이럴 것까지는 없었다. 안철수 원장은 선거 막판 투표율이 승패의 관건이 되자 투표율 70%에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을 추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안철수식 올인 전략’이 아니면 무엇인가.

새누리당 152석, 민주통합당 127석(부산 2석, 경남 1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문재인 고문의 당선효과를 상쇄하는 정치현실이다. ‘문재인 바람’이 기대만큼 세게 불지 못했다는 인식들은 자연스럽게 ‘안철수 대망론’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 힘을 붙이게 된 박근혜 위원장에 맞설 유력 대권주자 없이 야권이 총선 후 대선국면을 주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도 바로 이 대목이 야권과 안철수 원장이 공동의 이해관계로 만나게 될 수밖에 없는 지점일 것이다. 안철수 원장과 함께 할 수 있는 야권의 정치력과 야권과 함께 할 수 있는 안 원장의 현실감각이 동시에 요구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선거에 진 야당은 지도부 개편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지도부 개편은 자연스럽게 야권의 중심을 새로 세우는 논의로 연결될 것이다. 장 안의 문재인 고문과 장 밖의 안철수 원장은 과연 언제 어떤 위치에서 정치적으로 만나게 될 것인가. 이것이 총선 후 야권 재편의 핵심 포인트다.

<고성국 정치평론가·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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