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혁신의 가능성을 높이는 ‘오픈소스’

오픈소스(Open Source) 운동은 소프트웨어로부터 시작됐지만, 이젠 개방·공유·참여·협업을 상징하는 단어가 돼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오픈소스란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권리를 보장하면서 소스코드(소프트웨어를 만들기 위해 개발자가 프로그래밍 언어로 기술한 내용)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개발모델’이다. 오픈소스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서버 운영체제로 많이 쓰이는 리눅스와 스마트폰 OS의 양대 산맥인 안드로이드다.

오픈소스를 이해하기 쉽게 비유하자면, 이는 셰프가 자신만의 비법이 담긴 레시피와 만드는 과정을 그대로 공개하는 것과 흡사하다. 개발자의 소스코드에는 모든 것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스코드를 누구든지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작자의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제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라이선스(사용조건)를 고지하고 있으며 이를 지켜야 한다.

오픈소스 트랙터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반대되는 용어는 클로즈드소스(Closed Source) 소프트웨어로, 특정 기업의 소유라는 뜻에서 ‘사유 소프트웨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클로즈드소스 소프트웨어가 바로 윈도다. 클로즈드소스 소프트웨어는 사용자에게 단지 사용할 권리만을 제공하고 소스코드는 공개되지 않는다. 반면에 오픈소스는 누구든지 소스코드를 열람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조건에 따라 수정하고 배포할 수 있다.

오픈소스의 장점은 일차적으로 소스코드의 공개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공개된 소스코드의 열람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연구하면서 오류를 찾아낼 수 있고 제품 수정, 새로운 기능 추가 등의 아이디어를 창출하게 된다.

그러한 아이디어는 단지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고 소프트웨어 개선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구로 이어진다. 그것이 실질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수많은 오픈소스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개발과 관련된 의견을 교환하고, 버그(예상한 동작을 하지 않고 잘못된 결과를 나타내거나 오류가 발생하는 것)를 수정하고 기능을 개선하면서 더 나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 또한 공개됨으로써 새로운 혁신의 기반이 되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선순환이 구축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리눅스의 경우처럼 개인이나 팀에 의해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기업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기업은 소스코드를 공개해 개발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함께 협력해 소프트웨어를 개선하면서 해당 결과물을 자사의 서비스나 솔루션 등에 활용해 수익을 창출한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져 상용화된 소프트웨어라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축적된 소스코드들은 그대로 공개되기 때문에 다른 이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큰 성공을 거둠에 따라 근래에는 오픈소스 하드웨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소스코드를 공개하는 것처럼, 오픈소스 하드웨어는 제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회로도, 재료 명세서, 도면 등을 공개하며 누구든지 공개된 내용을 이용해 하드웨어를 만들 수 있다. 현재 비행기, 트랙터, 3D프린터, 가전 등 다양한 하드웨어가 오픈소스 방식으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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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바로 혁신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이다. 개인 및 기업은 오픈소스를 통해 다른 개발자 또는 사용자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협업함으로써 실패의 위험을 줄이면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 가능성은 높아진다. 오픈소스가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문화라는 점에서, 오픈소스가 활성화된 국가들과 달리 왜 한국에서는 오픈소스가 지지부진한지 치열한 논쟁이 필요할 것 같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