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톱 CO2]‘탄소 중립 프로그램’ 올해부터 시작

산림청·에너지관리공단 함께…전남은 탄소 제로 도시 협약식

여름철 26~27℃의 적절한 냉방과 겨울철 20℃ 기준의 난방을 습관화하자. 사진은 에너지시민연대 소속 회원들이 ‘에어컨온도 27℃로 맞추기 캠페인’에서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 <경향신문>

온실가스로 인해 발생하는 기후 변화는 특정 국가나 계층에 국한되지 않는 우리 모두의 문제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국가와 기업뿐 아니라 각 개인의 관심과 참여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렇다면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참여하는 것이 온실가스 발생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한마디로 말한다면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 된다.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 중 에너지 부문이 83%나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작정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고 하면 잘 줄이지도 못하고 부작용만 초래할 수 있다.

탄소 중립이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노력과 아울러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나무를 통해 흡수하거나 이산화탄소 상쇄에 필요한 돈을 지불함으로써 궁극적으로 발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뉴질랜드, 아이슬랜드, 노르웨이, 코스타리카 4개국은 세계 최초로 국가 탄소 중립에 도전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수도 아부다비의 마스다르 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영국, 캐나다, 리비아, 중국에서도 탄소 제로 도시를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산림청과 에너지관리공단이 함께 올해부터 ‘탄소 중립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며, 전라남도는 지난 3월 20일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와 무안기업도시를 탄소 제로 도시로 만들기 위한 협약식을 한 바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기후 변화와 같은 환경 문제는 각 개인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모여 발생한 인재다. 그러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역량을 모아야 한다. 우리 모두 탄소 중립에 도전해보자. 탄소 중립에 도전하려면 가장 먼저 내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알아야 한다. 무엇 때문에, 얼만큼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지 에너지관리공단의 탄소 중립 프로그램(http ://zeroco2.kemco.or.kr) 또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기후 변화와 산림(http:// carbon.kfri.go.kr)에서 탄소나무계산기를 방문해보자. 개인이 사용하는 전기와 가스 사용 및 자가용 운행이 주 이산화탄소 배출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계산을 통해 국내 평균 1인당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인 3t과 비교하여 볼 수 있다. 자신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에 대한 인식을 돕기 위해 한국전력에서는 올 4월부터 각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사용한 전기로 인해 이산화탄소가 얼마나 배출되었는지 전기요금 청구서에 표기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전력 1kWh를 생산할 때 424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뉴질랜드 등 4국, 국가 탄소 중립 도전

자동차를 많이 이용하고 과속하는 것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증가시킨다. 사진은 과속하는 자동차의 이미지. <경향신문>

다음 단계는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산화탄소 발생을 절감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이익이 되는 내용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면 개인적으로 어떤 점이 좋을까? 가장 먼저 경제적으로 이익이 된다. 여름철 26℃의 적절한 냉방과 겨울철 20℃ 기준의 난방을 통해 냉난방비를 절약하고 절전형 가전 제품을 구매하고 고효율 전구를 사용해 전기료를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줄이고 차 트렁크에 있는 짐을 줄이면 자동차 연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만일 에너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낸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몸이 건강해진다. 차량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걷는 운동이 저절로 되며, 고기를 덜 먹고 식사량을 줄이면 성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세 번째, 삶이 여유로워진다. 꼭 필요한 물건만 산다면 공간이 여유로워지며 불필요한 우편물을 줄이면 개인 시간도 절약되고 집 안을 정리하기도 쉽다. 기차 여행을 하면서 책을 읽거나 동반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자가 운전 여행보다 훨씬 낭만적이다. 여기에 온실가스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 발생을 줄이고 폐기물 저감 등 환경 개선에 기여하는 것을 생각하면 1석 4조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옥스퍼드 사전, 2006년 올해의 단어로

음식은 먹을 만큼만 적당히 차리는 게 좋다. 음식 쓰레기도 지구 온난화를 부추긴다. <경향신문>

마지막 3단계에서는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상쇄시키면 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나무를 심는 일이다. 나무는 내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로 바꾸어준다. 성장한 나무 한 그루는 1년에 평균 5.6㎏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탄소나무계산기로 계산해보면 평균 배출량인 연 3t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사람의 경우 평생 동안 940여 그루의 나무를 심어야 한다. 나무를 심기가 어렵다면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에 상응하는 비용을 기부하면 된다. 기부금은 나무를 심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거나, 연료전지, 수소에너지와 같은 신에너지와 태양광, 풍력, 소수력, 지열 등을 이용하는 재생에너지 분야를 발전시켜 원천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데 사용된다. 현재 유럽에서 거래되는 이산화탄소의 가격이 t당 약 3만 원 정도다. 만일 평균 3t을 배출하고, 노력해서 1t을 줄이고 나무를 심어 0.5t을 상쇄시켰다면 1.5t에 해당되는 4만5000원을 기부하면 된다. 물론 항공 여행과 같이 비정기적으로 많은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활동에 대해서는 별도의 적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캐세이퍼시픽항공사는 ‘플라이 그리너(FLY Greene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시아나항공사도 올해 5월 1일부터 ‘탄소 상쇄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오늘 하루 시간을 내서 내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얼마인지 계산해보자. 그리고 우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화장실의 수도 압력을 줄이고, 너무 밝은 곳의 전구를 빼자. 각종 청구서 수신을 인터넷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우편물을 보내지 말라고 하자. 집 안을 정리하면서 걷기에 편한 신발과 지하철에서 읽을 재미있는 책을 찾아보자. 자동차 트렁크를 정리하는 일도 빼놓으면 안 된다. 아마 정리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부가적인 성과도 올릴 것이다.

나무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산소로 바꾸어준다. <경향신문>

탄소 중립은 국가와 도시, 개인뿐 아니라 모든 규모와 형태의 조직에 적용할 수 있다. 환경보건포럼은 2010년 서울대회를 탄소중립학회로 추진하기로 했다. 하나의 행사도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는 조직임을 알려주고 있다. 기업들 또한 당연히 탄소 중립을 실천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 회사인 구글은 올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책임 있는 기업들의 참여가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 중립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옥스퍼드 사전이 2006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할 정도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친숙한 용어다. 2006년 기준 경제규모 세계 13위, 에너지 사용 및 온실가스 배출 세계 10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율 세계 1위, 게다가 3%의 에너지 자급률과 OECD 최하위인 1.3%의 재생가능에너지 비율을 나타내는 우리나라로서는 바로 지금이 탄소 중립에 대한 이해와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다.

양인목<에코시안 지속가능경영연구소장 겸 기술표준원 ISO/TC 207 SC1, 2 전문위원>

양인목
서울대 임산공학과 졸업 후 미국 스티븐스 공과대학에서 환경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선임심사원 및 온실가스 배출량 검증심사원이다. 환경부의 친환경건축물 기준 개발 사업과 산업자원부의 환경경영표준화 사업, 환경성과평가 및 환경보고서, 대중소 그린파트너십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저서로 ‘환경경영리포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