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2000년 남북정상회담 북한 경호원

눈에 확 띄는 군복 밀착경호

노무현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가 10월 2일 1953년 분단 이후 처음으로 군사분계선(MDL)을 직접 걸어서 넘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평양으로 가는 길에 차에서 내려, 금단의 선을 통과한 것이다. 노 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넘자마자 북측 경호원들이 우리 측 경호원들과 공동 경호를 펼쳤다. 남북정상회담의 첫 영접장소인 평양 4·25문화회관에서도 남북의 경호원들은 함께 철통경호를 했다.

이날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풍경 중 하나는 북한 경호원들의 달라진 모습. 북한 경호원들은 7년 전과 달리 검정색 양복을 입고 머리도 단정하게 깎은 모습이었다. 소지하고 있는 총기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으며, 이어폰까지 끼고 있는 모습이 남한 경호원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멀리서 보면 누가 우리 측 경호원들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반면 제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는 누런 군복을 입고, 권총을 허리에 찬 북한 경호원들이 김대중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경호했다. 사진은 2000년 6월 김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처음 만났을 때 김 위원장 옆에 군복을 입고 서서 밀착 경호하는 북한 경호원의 모습이다.

북한 경호원들은 가슴에 김일성 주석과 김 위원장 배지를 달고 있어, 남한 경호원들과 구분됐다. 호위총국 소속인 경호원들이 사복으로 갈아입은 것은 북한이 호전적이고 군사국가라는 이미지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북쪽 경호원들의 겉모습처럼 북한이 과연 군사국가의 길을 포기했을까.

<권순철 기자>

그때 그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