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민심’을 잡아야 이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8월 21일 한나라당 17대 대통령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이번 경선은 여론조사가 승패를 갈랐다. 이명박 후보가 대의원·당원·국민참여선거인단 등 직접 투표 선거인단에서 432표 졌지만 여론조사에서 2884표를 이겨 1.5%(2452표) 차이로 신승했다. 즉 이 후보는 당심에서는 졌지만 민심에서 승리해 아슬아슬하게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5·31 지방선거에서도 똑같이 벌어졌다. 당시 오세훈 후보는 혜성과 같이 나타나 민심을 등에 업고, 당심을 발판 삼아 1위를 달리던 맹형규 후보를 물리쳤다. 맹 후보는 당원·대의원·국민선거인단으로부터 1443표를 획득해 오 후보(1343표)를 100표 앞섰으나, 여론조사에서 163표를 얻는데 그쳐 오 후보(624표)에 완패했다. 사진은 2006년 4월 25일 서울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홍준표, 맹형규, 오세훈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선거인단의 환호에 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패배를 깨끗이 승복했지만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은 아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불특정 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표로 환산해 반영하는 것이 옳은지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론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순수한 한나라당 지지층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민심’의 척도라는 여론조사, 우리 정당 경선에서 여론조사가 최선의 방법일 수 있을까.

<권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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