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열린우리당 창당

이토록 빨리 ‘간판’ 내릴 줄이야…

8월 16일.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을 앞둔 열린우리당이 국회에서 마지막 의원총회(제238차)를 했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국민에게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슬프고 고통스런 마음으로 원내대표직을 마무리하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당기획단장이었던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이번 의총을 ‘마지막 수업’에 비유했다. 이날 의총이 마지막임에도 불구하고 소속의원 58명 가운데 32명만 참석해 시종 무겁고 착잡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열린우리당은 정당 개혁과 국민 참여를 표방하며 2003년 11월에 창당했다. 사진은 김근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열린우리당 중앙위원들이 2003년 11월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오른손을 치켜들며 깨끗한 정치를 다짐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은 우리 정치의 오랜 폐단이었던 ‘돈 정치’ ‘보스 정치’ ‘지역주의 정치’ 등을 타파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민생 정치’에 실패해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3년 8개월 만에 간판을 스스로 내리게 됐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4·15총선 압승으로 152석을 획득해 의회 권력을 장악했으나, 올 들어 수 차례의 집단 탈당 끝에 몰락한 것이다.

정통 민주개혁세력을 자처하는 열린우리당은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했다. 과연 민주신당은 ‘100년 정당’이 될 수 있을까.

<권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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