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조순형 대구출마선언

‘호남 기득권’ 포기 솔선수범

요즘 범여권의 대선 후보들 중 가장 잘 나가는 후보가 조순형 통합민주당 의원이다. 조 의원은 7월 26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직후 모 언론이 조사한 범여권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35.3%)에 이어 단숨에 2위(10.2%)로 뛰어올랐다.

조 의원은 2004년 4월 17대 총선 당시 ‘탄핵주역’이란 평가 속에서 서울 지역구를 버리고 대구로 내려가 출마해 낙선했다. 2004년 1월 19일 민주당 창당 4주년 기념식에서 당시 조순형 대표는 원고에도 없던 깜짝 선언을 했다. 지역구인 서울 강북구(을)를 떠나 대구에서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대구 출마 선언 다음 날인 2004년 1월 20일 조 대표가 민주당 대구시 지부에서 ‘대구시민들께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모습이다. 조 의원이 대구출마 선언을 한 것은 공천 과정에서 기득권 세력들이 호남 출마를 고집했기 때문에 자기가 먼저 솔선수범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수성 갑)에서 이한구 후보를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때 그장면

이후 조 의원은 2년여 동안 칩거하다가 지난해 7월 서울 성북 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계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조 의원은 “도탄에 빠진 국민과 민주당을 구하겠다”는 일성으로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조순형 효과’가 단순한 거품일까, 아니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권순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