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김선일 피살사건

‘정치적 살해’ 당한 죄 없는 민간인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납치한 한국인 23명 가운데 배형규 목사가 끝내 살해됐다. 7월 19일 납치된 이후 7일 만에 목숨을 잃은 것이다. 이번 봉사단을 이끌고 간 아프간 봉사단장이기도 한 배 목사는 방글라데시, 아프간 등을 다니며 국경을 초월한 선교와 봉사활동을 지속해왔다.

1980년대 후반 이후 해외 근로자와 여행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데다, 이라크 및 유엔평화유지군(PKO) 파병 등으로 한국이 전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함에 따라 한국인들의 희생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이 김선일씨 피살 사건이다. 김씨는 가나무역 직원으로 이라크에서 국제적인 이슬람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단체에 납치된 지 21일 만에 살해됐다. 사진은 2004년 6월 23일 김씨가 다닌 한국외국어대에 설치된 김씨 분향소에서 아랍어과 후배들이 분향하는 모습이다.

아프간은 전 세계에서 이라크, 소말리아와 함께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정부도 일찌감치 여행제한지역으로 분류해 긴급용무가 아닌 한 여행을 금지해왔다. 외교통상부는 특히 지난 2월 현지 주재관으로부터 ‘탈레반이 수감 중인 동료 석방을 위해 한국인에 대한 납치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해 한국복지재단 등 시민단체에 여행자제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입구에는 당시 제작한 ‘아프간 여행자제요망’이라는 안내문이 있다.
일부 국민들의 위험지역 여행(?) 안전불감증은 언제쯤 치유될 수 있을까.

<권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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