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호남을 향한 ‘사죄의 행군’

2004년 3월 12일 오전,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등 야당 국회의원 193명의 찬성으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농성 중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경위들에게 차례로 끌려 나가며 울부짖는 모습이 생생하게 보도됐다.

탄핵 가결과 동시에 전국에서 야당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가 쏟아졌고, 국민적 분노는 4월 총선까지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호남인들에게도 외면받던 민주당은 극심한 내홍을 겪었다. 당시 민주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추미애 전 의원은 공천물갈이를 시도했다가 조순형 대표 등 당권파와 이른바 ‘옥쇄전쟁’에서 패했다. 추 선대위원장은 광주에 내려와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공조해서 탄핵안을 통과한 것에 대해 반성하는 ‘삼보일배(三步一拜)’를 시작했다. 사진은 추 선대위원장이 2004년 4월 4일 광주역 앞에서 ‘한-민’공조를 사죄하는 뜻에서 삼보일배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대패하고, 소수당으로 전락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딸’이라고 불리는 추미애 전 의원이 4년여 동안의 침묵을 깨고 최근 광주를 방문해 ‘범여권 대통합을 위한 용광로론’을 설파했다. 이번에는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권순철 기자>

그때 그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