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민청련 의장 김근태

반FTA 여당 의장의 ‘초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 3월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단식농성을 벌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국민과 국회에 돌려달라”는 것이 그의 요구였다.

얼마 전까지 집권 여당의 당의장이었고 지금은 다음 정권을 노리는 대권주자의 한 사람인 그가 단식농성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택한 까닭이 무엇일까. 그는 ‘대선용 정치쇼’라는 일각의 비난에 대해 “국익을 위해서라면 쇼라도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사진은 민청련 의장 시절 김 전 의장이 집회에서 연설하는 장면이다. 민청련이 1983년 9월에 결성됐고, 1985년에 그가 투옥됐으니까 그 사이의 어느 시기일 터이다. 젊음과 결기와 투지가 넘치는 모습이다. 그 당시만 해도 김 전 의장은 여러 번 수배 상태에는 있었지만 검거되지 않아 세상에 직접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전두환 체제에 처음으로 공개 도전한 민청련은 따라서 그의 사회 데뷔무대와 다름없었다. 물론 그로 인해 그는 두 차례 투옥과 ‘남영동 고문사건’ 등의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민청련 의장으로 출발한 사회활동 경력이 그를 3선 국회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집권 열린우리당 의장, 나아가서 대권예비주자 반열에 올려놓은 밑거름이 된 것은 분명하다. 그 점에서 여기 소개한 사진은 김 전 의장의 ‘초심’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국회에서 단식하며 그는 이 장면을 생각했을지 모른다. <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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