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손학규, 화려한 경력 뒤에 잊혀진 ‘그늘’

사진은 30년도 더 전인 1975년 2월 17일의 장면이다. 민청학련 사건 배후 혐의로 구속됐다 풀려난 박형규 목사 주위를 취재진과 마중 나온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박 목사 오른쪽에 머리를 내밀고 있는 사람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이다.

정치학 교수, 국회의원 3선, 여당 대변인, 보건복지부 장관, 민선 경기도지사, 그리고 17대 대통령을 노리는 대권주자…. 국민이 기억하는 손 전 지사의 주요 이력이다. 하지만 화려한 경력 뒤에는 사진에서 보듯이 1970년대의 어두운 그늘이 있다. 28세 손학규의 결연한 표정은 아마 사진기자가 처음으로 포착한 그의 얼굴이 아닌가 싶다.

경기고·서울문리대 운동권이었던 손 전 지사는 졸업 후 탄광·공장 등 노동현장을 거쳐 기독교 사회운동에 투신했다.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를 조직해 빈민운동을 벌이던 박 목사와 결합하면서였다. 그로부터 1979년 10·26사태로 유신체제가 막을 내릴 때까지 그의 청년기는 수배, 투옥, 고문 등으로 얼룩졌다.

최근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참여 여부를 놓고 장고 중인 그의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온통 쏠려 있다. 학생운동과 민주화운동 14년(1965~1979년), 신한국당을 포함한 한나라당 정당활동 14년(1993~2007년) 중 그는 어느 쪽을 택할 것인가. 손 전 지사가 이 사진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할까.

그때 그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