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스타 출신 ‘연예권력’ 누가 있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이사

이수만·박진영·양현석 등 국제적 매니지먼트회사로 발돋움 코스닥서 ‘대박’도

신동엽의 ‘DY엔터테인먼트’는 그의 이름 머릿글자를 따서 이름을 붙인 회사다. 과거 연예인 매니지먼트가 특정 매니저의 이름이나 사무실 이름을 내걸고 인맥 위주로 진행됐다면, 요즘은 다르다. 한류바람이 불고 연예산업이 거대화되면서 매니지먼트도 체계화·세분화되고 있다. 이수만의 ‘SM엔터테인먼트’ 박진영의 ‘JYP엔터테인먼트’ 등 연예인 본인의 이름을 걸고 본격적으로 해외로 진출하는가 하면, 경영 일선에 나서 코스닥 등 주식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블루칩’으로 각광받고 있다. 과연 ‘연예계 파워’는 누구인가.

SM·JYP·YG엔터테인먼트 ‘삼각구도’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이사

가수 출신인 이수만 이사는 연예인 출신 경영자의 맏형이다. 1995년 SM엔터테인먼트를 처음 설립해 아이돌 그룹 ‘H.O.T’와 ‘SES’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10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디바’라 불리는 보아를 10대 소녀 시절부터 발굴해 키웠다. 현재 강타, 동방신기, 천상지희, 슈퍼주니어 등 인기 가수들을 일본, 중국에 진출시키며 국제적 회사로 발돋움했다. 뿐만 아니라 고아라, 이연희 등 10대 연기자를 발굴했으며윤다훈, 김민종 등 중견연기자를 영입하는 등 연기 매니지먼트에도 발을 뻗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록기, 틴틴파이브를 영입, 개그맨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이사

또 다른 축은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이사다. 90년대 그룹 ‘g.o.d’와 박지윤을 히트시킨 그는 2001년 JYP를 설립해 월드스타 ‘비’를 선보였다. 비는 일본, 동남아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심부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하며 ‘타임’지가 선정한 100인에 뽑혔다. 비는 음악뿐 아니라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 영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에 출연하며 연기폭을 넓히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 멤버 양현석은 YG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휘성, 거미, 빅마마 등을 히트시키며 국내에서 보기 드문 흑인음악 전문 레이블로 자리잡았다. 2003년 데뷔시킨 세븐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시장에서 인기를 높이며 차세대 한류스타로 각광받고 있다. YG는 세븐에 이어 미소년 그룹 ‘빅뱅’을 출범시켜 10대 소녀의 열광적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최

GM기획 김광수 제작이사

근 소속연기자 구혜선이 KBS ‘열아홉 순정’으로 인기를 얻고, 세븐이 드라마 ‘궁S’의 주연을 맡는 등 연기 쪽에도 활동하고 있다. 양현석 이사는 올해 드라마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를 제작한 팬엔터테인먼트의 지분 45만 주(10.5%)를 사들이기도 했다.

전통의 연예기획사는 한류바람을 일으켜 국제적으로 받돋움할 채비다.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 싸이더스HQ의 지주회사인 IHQ의 정훈탁 대표는 톱스타 제조기다. 정우성, 조용필의 매니저로 출발한 그는 풍부한 연예계 경험으로 스타를 발굴했다. 한류스타 정우성, 전지현을 비롯해 황정민, 김선아, 김혜수, 박신양, 송혜교, 이범수 등 연기파 배우 50명을 거느리고 있다.2003년 영화제작사 아이필름을 설립하고 다수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팬텀은 이병헌, 이정재, 신은경, 신하균이 소속된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와 김희선이 속한 ‘내추럴포스’가 합쳐져 출범한

IHQ정후탁 대표

이래 다양한 연기파 배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나무액터스는 문근영, 김태희, 김주혁, 김지수, 김민정, 박건형 등 신세대 스타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만화캐릭터 로보트 태권브이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등 독특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GM기획 김광수 제작이사는 지나 7월 CJ그룹과 손잡고 ‘엠넷미디어’를 출범시켰다. 이곳은 매니지먼트, 음악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음악서비스까지 다양한 사업을 펼친다. 가수 SG워너비, 씨야, 탤런트 송승헌, 한은정이 소속돼 있다. 최근 제대한 송승헌은 일본에서 연 첫 팬미팅에서 6000여 명을 끌어들이며 차세대 한류스타로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드라마·영화 제작과 함께 다양한 연예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장동건

올 들어 톱스타가 직접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톱스타는 한류스타 배용준이다. ‘키이스트’는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디어 콘텐츠 기업이다. 배용준 주연의 대하드라마 ‘태왕사신기’와 지난달부터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는 ‘한류엑스포’의 제작 투자에 나섰다. 이달에는 일본 최대 온라인 주식거래 기업 ‘이트레이드재팬(www.etrade.ne.jp)’을 통해 주식거래가 이뤄져 일본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최초의 코스닥기업이 됐다. 계열사인 BOF는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소지섭, ‘궁S’의 주연으로 각광받고 있는 허이재가 소속돼 있다.

장동건을 간판으로 내세운 스타엠엔터테인먼트는 공형진, 신민아, 현빈 등 인기배우를 잇따라 영입하며 연기매니지먼트를 강화하고 있다. 올해 JYP와 손잡고 비의 영상화보집 및 글로벌 콘서트의 프로모션을 맡았다.

배용준

코스닥 ‘연예인 효과’ 부작용도

유명 연예인 참여 여부에 따라 주가도 치솟았다. ‘연예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스닥 연예인’의 주가가 높아짐에 따라 일부에서는 부작용도 발생하고 있다. 연예인의 이름을 빌린 우회상장과 치고 빠지기가 물의를 빚기도 한다. 12월 14일 서세원은 자신이 대표로 재직한 ‘닛시엔터테인먼트’(구 서세원미디어그룹)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해 12월 회삿돈 수십억 원을 횡령해 이중 15억 원을 개인 세금 납부와 주식 인수, 영화제작 등에 사용했다.

<스포츠칸/이종원 기자 highe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