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장면]마른하늘에 날벼락 터진 ‘안전 불감증’

이리역 폭파사고

지난 11월 11일 전북 익산시 익산역 광장에서 ‘이리역 폭발사고’ 30주년을 맞아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행사가 개최됐다. 김삼용 추모사업회장은 추모사에서 “한 순간의 실수로 인명을 앗아가고 도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던 30년 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회상했다. 이리역 폭발사고는 지금부터 30년 전 전북 이리시(현 익산시) 이리역 구내에서 다이너마이트와 전기 뇌관 등 40t의 고성능 폭발물을 실은 화차가 폭발한 대형 사고였다. 이 사고로 59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이 부상했으며, 부근의 주택 7800여 채가 잿더미로 변했다. 당시 이리시민 대부분은 한국 대 이란 월드컵 예선전을 보고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진은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 화약열차 폭발사고로 교실이 파괴되어 강당에 모여 있는 초등학생들의 모습이다.

30년 전 처참했던 모습을 딛고 익산역(옛 이리역)은 지금 호남의 교통과 물류 중심도시로 탈바꿈했다. 익산역은 그동안 호남선·전라선·군산선·장항선 등 4개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가 됐다. 2004년 4월부터는 KTX가 개통되기도 했다. 사고 당시 8만 명이었던 익산시 인구는 32만 명으로 4배 가까이 늘었으며, 호남의 중심 기업도시로 변했다. 과거 수십 년 동안 성수대교, 삼풍백화점 붕괴 등 대형 인재사고를 겪어왔고, 얼마 후 기억에서 사라졌다.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인재사고는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

< 권순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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