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 있어도 키울 거야, 진짜
<다운증후군 아이가 찾아왔다> 울림 지음·민들레·1만4000원
많은 임신부가 기형아 검사 결과에 따라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 부부는 둘째의 1차 기형아 검사에서 다운증후군 확률이 높게 나올 때만 해도 “사랑으로 키우자”고 다짐했다. 첫 정밀초음파 검사에서 다운증후군 가능성을 진단받자 상황이 달라진다. 남편은 양수 검사를 원한다. 확진 결과가 나오자 가족들은 이미 아이가 죽은 듯 비통해한다. 갈등 끝에 아이는 다운증후군과 여러 합병증을 갖고 태어난다. 장애인 가족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이는 끊임없이 엄마의 진정성을 시험한다. 장애를 알고도 낳아서 키우겠다는 용기는 영웅주의일 뿐이었다는 처절한 반성. 그러나 아이를 통해 더 겸손해졌고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돼가고 있다고 고백하는 엄마의 성장 에세이다. 장애아는 더디 크지만, 세상은 빨리 변하면 좋겠다. 최소한 염색체 검사로 판명되는 영구 장애는 확진 직후 장애 등록이 가능하도록.
▲도시의 밤하늘
김성환 지음·오르트·1만8500원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했던 도시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 빛 공해와 높은 빌딩은 천문 관측에 좋은 조건은 아니다. 하지만 초보 관측자에겐 너무 많은 별이 독이 될 수도 있다. 천문대에서 일했던 저자에 따르면, 덜 밝은 별은 숨기고 중요한 별만 콕 집어 보여주는 게 도시 밤하늘의 장점이다. 초보 관측자들은 하늘의 주소 역할을 하는 88개 별자리 중 20개, 그리고 별 20개 정도만 알면 충분하다. 책은 여름, 겨울, 봄, 가을 순으로 계절별 별자리 보는 법과 성단·성운·은하 찾는 법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초콜릿 한 조각에 담긴 세상
김계숙 지음·아트레이크·1만6000원
유럽과 한국의 초콜릿 탐방기다. 스위스와 벨기에, 프랑스 등 현지의 유명 가게들을 찾아 떠났다. 서울과 제주의 전문점도 소개한다. 초콜릿 수입업체 출신 저자가 풀어놓는 수입 브랜드들의 한국 정착(실패)기가 흥미롭다.
▲집의 일기
박성희 지음·책사람집·1만6800원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집을 평창에 지었다. 아파트에서 요양원으로 이어지는 삶이 싫어서, 마음에 드는 창 하나 갖고 싶어서. 집과 함께 살아가는 순간순간의 일기다. 자연과 나이 듦에 대한 성찰이 흰 눈처럼 소복하다.
▲빛과 영원의 시계방
김희선 지음·허블·1만5000원
실종된 아버지를 찾는 아들의 편지를 받고 오래전 시계방이었던 헌책방 ‘공간 서점’에 찾아온 탐정. 헌책방 아래엔 정말로 시간여행이 가능한 기압 운송선이 있을까. 순문학과 SF 양쪽에서 인정받는 작가의 SF 소설집이다.
<임소정 기자 sowhat@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