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후]건설적인 경찰개혁 논의를 기대하며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 경찰에 이른바 ‘인권 바람’이 불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권 경찰’을 주문했다. 검경수사권 조정 추진과 맞물려 인권 개선을 비롯한 경찰개혁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경찰청도 당시 검경수사권 조정을 언급하며 “경찰 역사상 엄중한 시기이고 경찰에 이목이 쏠린 상황인 만큼 내부 기강 확립에 만전을 기하라”고 일선에 주문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경찰청은 2017년 6월 자문기구인 ‘경찰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외부 전문가 19명으로 구성했다. 진보적 성향의 인사들도 대거 포함됐다. 당시 경찰개혁위 발족식에서 이철성 당시 경찰청장은 고 백남기 농민과 유족에게 고개 숙여 사과했다. 그간 백씨의 사망을 두고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해왔던 경찰로선 이례적인 장면이다.

경찰개혁위에 이어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도 만들었다. 두 위원회는 경찰개혁과 관련한 크고 작은 권고안을 내놓았다. 2020년 6월 고 이한열 열사의 33주기 추모식에 민갑룡 당시 경찰청장이 참석해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한테 경찰을 대표해 사과하기도 했다.

새 정부 들어서도 경찰개혁을 위한 위원회가 꾸려졌다. 행정안전부는 장관 산하 정책자문위원회 분과에 ‘경찰 제도 개선 자문위’를 만들었다. 교수와 변호사 등 외부위원 6명, 경찰 1명을 포함한 공무원 3명 등 총 10명으로 구성됐다.

자문위가 아직 초기 단계라 어떤 그림을 구상하고 있는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검찰의 수사·기소 분리 법안 통과 이후에도 검찰의 수사권을 지금처럼 유지하는 방향으로 복원을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차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검찰 출신의 외부 인사를 앉힐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경찰개혁 과제로는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 행정경찰과 수사경찰의 분리, 자치경찰제 강화 등이 거론된다.

특히 경찰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강화해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토록 하자는 방안의 취지는 “대통령이 자기 손아귀에 있는 권력기관을 놓아주는 것”(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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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안들도 이미 국회에 발의된 상태이다. 형식에 그치지 않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