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챗GPT를 소개하는 오픈AI의 홈페이지(아래)와 챗GPT에서 오간 질문과 답변
한국사회는 정치권의 자극적인 뉴스로 시끄럽지만, 지난 몇 주간 세계에선 지구를 몇 번이나 바꾸고도 남을 혁명적인 여러 기술이 발표됐다. 구글은 양자 프로세서에서 시공간을 통과하는 베이비 웜홀 구현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이 완성됐고, 첫 원정대가 6개월간의 임무를 마치고 무사 귀환했다. 미국 정부는 상온핵융합으로 에너지 생산의 실용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혁명은 매일 벌어지는 중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엔 특이점이 왔다. 미드저니(Midjourney)는 글쓰기 명령만으로 엄청난 수준의 그림을 몇 초 만에 그려주는 인공지능 서비스다. 미드저니로 그린 그림이 미술전에서 수상하면서 과연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을 작품으로 인정해야 하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불과 두 달 전, 그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우리 삶을 바닥에서부터 바꿔버릴지 모를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그 이름은 챗GPT(ChatGPT)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 게 혁신이다
챗GPT는 오픈AI(OpenAI)라는 민간회사에서 개발한 서비스다. 오픈AI는 인간에게 유익한 친화적인 인공지능(AI)을 지향하는 연구 조직으로, 2015년에 일론 머스크, 샘 올트먼, 일리야 수츠케버 같은 창업가, 연구자, 자선가들이 설립했다. 실리콘 밸리의 두 천재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샘 올트먼과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구글 같은 하나의 회사가 인공지능을 독점하는 걸 막고, 인공지능 연구가 다양한 연구자와 개발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철학으로 오픈AI를 설립했다.
설립 1년 만인 2016년, 오픈 AI는 언어 모델인 GPT(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의 첫 번째 버전을 발표했다. 2017년 GPT-2, 2018년 DALL-E라는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 그리고 2019년 GPT-3라는 새로운 버전의 GPT를 발표하게 된다. GPT-3는 지금까지 개발된 인공지능 언어모델 중에 가장 크고 정교한 언어 모델로, 현재 챗GPT의 기반이 됐다. 2022년 등장한 챗GPT는 바로 이런 7년의 역사적 과정이 집약된 혁신이었던 셈이다.
윤석열 정부는 반도체 및 우주개발을 대대적으로 홍보 중이다. 한국의 정치인과 관료들은 자신들이 직접 IT 혁신을 주도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챗GPT나 오픈AI의 개발에 직접 참여한 적이 없다. 아래는 “챗GPT와 오픈AI의 개발과정에서 미국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었나”라는 내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이다. 정부가 전면에 나설수록 혁신은 멀어질 뿐이다.
“오픈AI는 책임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인공지능을 진보시키기 위한 연구기관입니다. 자연언어 처리, 컴퓨터 비전, 강화학습 등 인공지능 여러 분야에서 연구 및 개발을 수행합니다. 이 조직은 사설 기업, 재단, 개인 기부자 등 다양한 소스로부터 자금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미국 정부에서 직접 자금을 제공하거나 정부가 직접 제어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오픈AI의 연구 목표는 인공지능을 책임과 안정성을 유지하며 진보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자연언어 처리, 컴퓨터 비전, 강화학습 등 다양한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오픈AI는 자체 운영되는 사설 연구기관입니다. 이는 정부가 직접 개발한 기술이 아니며, 정부와 직접 연관돼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인공지능 연구에 제공한 자금은 여러 소스에서 제공받는 것이 아닌 오픈AI가 수행한 연구의 일부입니다. 그러므로 오픈AI의 개발과 연구는 정부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글쓰기의 방식은 곧 바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인공지능 분야에서 자연어 처리(NLP)가 급속도로 발전해왔다. 이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픈AI다. GPT-3와 같은 정교한 언어 모델은 인간과 같은 텍스트를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학술 글쓰기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생기게 된다. 글쓰기에서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카피라이트 없는 작품을 생산할 수 있게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저작권 문제, 차별적 결과 등의 윤리적 이슈들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학술 글쓰기에서 AI를 사용할 때는 신중한 생각과 윤리적 책임감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이 직접 쓴 글에 저작권을 주려고 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정답은 아직 존재하지 않지만, 우리는 이러한 이슈들을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글쓰기는 인간의 작업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인공지능과 같이 일할 수 있다. 이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기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로 인해 새로운 윤리적 이슈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결국 인공지능이 학술 글쓰기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두 단락은 챗GPT가 쓴 글을 약간 손본 것이다. 존댓말을 평어로 바꾸고, 영자를 한글로 바꾼 것 외에는 거의 손대지 않았다. 최근 챗GPT를 사용하면서 글쓰기의 미래가 크게 바뀌리라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영어의 경우 웬만한 논문 서론 정도는 대학생 수준 이상으로 몇 분 안에 작성이 가능하다. 미국에선 이미 대학생들이 리포트를 챗GPT로 제출하기 시작했다. 교사와 교수들은 혼돈에 빠졌다. 프로그래밍 언어 같은 경우, 이미 챗GPT가 수준급의 코딩을 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누군가 챗GPT를 사용해보지 않으면 그 위력을 알 수 없다고 했다. 한국 정치인 중에 챗GPT를 써본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세상이 이렇게 빨리 변하고 있는데, 한국 정치판은 아직도 1980년대에 정체돼 있다. 아래는 “어떻게 정치인들이 챗GPT와 같은 혁신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챗GPT의 답이다. 건투를 빈다.
“정치인들은 정부와 사회 전반에 걸쳐 기술의 사용을 지원하고 전파하는 데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연구개발을 위한 자금 제공, 사업계와 연구기관과의 파트너십 설립, 새로운 기술 채택을 유도하는 정책 지원 등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정치인들은 챗GPT 같은 새로운 기술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개 소개 활동을 통해 일반 시민들에게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김우재 낯선 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