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2017년을 떠들썩하게 한 6대 사건

2017년도 저물어 간다. 이맘때는 보통 내년의 트렌드에 대해 궁금해하며, 다양한 예측 리포트를 훑어보곤 한다. 그런데 2018년은 2017년의 다음날일 뿐, 동떨어진 시간이 아니다. 내년을 전망하기에는 올해를 돌아보는 일처럼 손쉽지만 요긴한 일도 없다. 그럼 2017년 어떤 IT 사건들이 있었을까?

일상적 음성인식 인공지능

기계에 말을 하는 어색한 풍경이 낯설지 않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약진한 곳은 구글 홈 연합과 아마존 에코 연합. 여기에 자극받은 애플이 홈팟 등을 공개하며 참전하는 모양새니, 무언가 큰 떡이 있어 보인다. 국내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의 수가 대거 증폭했다. 통신사들 뒤를 좇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음악 서비스와 결합한 스피커를 내놓으며 가격 싸움이 벌어졌다.

비트코인 광풍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비트코인. 이를 둘러싼 뉴스가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다. 블록체인은 틀림없는 미래의 기술이지만, 가상화폐 시장은 카지노판이 되어가고 있다. 그것도 룰이 없어 온갖 협잡이 난무하는. 취향은 아니지만 이 세상은 다채로운 곳, 카지노가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아이폰 10주년, 아이폰X가 화제

올해도 수많은 폰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뉴스의 중심을 차지한 것은 아이폰이었다. 아이폰 10주년의 기념작이라는 풍문 덕이었다. 10년간 이어온 스티브 잡스의 유산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컸다. 홈버튼을 없앴다거나 인공지능 얼굴인식을 채용한다는 등 시도 자체는 평범했으나 그 시도 하나하나의 완성도만큼은 대개 인정했다. 지금까지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아이폰 8, 그리고 앞으로 10년의 모습을 담은 아이폰 X. 그러나 올해의 최저임금 월급을 뛰어넘는 전화기 한 대 가격이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 소비자들은 동의하지 않는 듯했다.

현실로 다가온 자율주행

구글의 자회사 웨이모가 아리조나 피닉스에서 자율주행 택시 영업을 무료로 시작했고, 또 우버가 볼보차 2만4000대를 주문해서 자동주행용으로 쓰려고 했다는 등 공도에서의 운행이 현실이 되어버린 한 해. 하지만 국내에서는 기술도 법제도 아직 정리되지 않아, 그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 한국의 이면도로에서 과연 자율주행이 가능할지 업체 스스로 확신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현실과 IT. 융합 준비 완료

참으로 오랜 기간 이야기되고 있지만 뜰 듯 말 듯 뜨지 않는 기술들인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AR 열풍의 주역 포켓몬고가 한국에서도 개방된 한 해였는데, 애플의 AR킷 그리고 구글의 AR코어 등 평범한 폰에서 바로 쓸 수 있는 AR 기술들이 선보이면서 앱 개발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AR을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한편 VR은 아직은 화장과 헤어스타일을 망쳐가며 헤드셋을 뒤집어쓸 정도의 절실함을 느끼게 해주지 못하고 있는 듯, 다소 답보상태다.

사이버 범죄의 대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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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섬웨어로 시끄러웠다. 내로라하는 대기업들도 허무하게 당해 영업을 망치는 일마저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인터넷 나야나 사태는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가 인질로 잡혔을 때 어떤 곤경에 처하는지 반면교사로 삼을 사례가 되었다. 이런 범죄쯤 어느 때보다 쉬워진 한 해였다. 범죄조차 서비스 비즈니스가 된다는 ‘서비스로서의 범죄(Crime-as-a-service)’가 신조어로 떠오를 정도라 이제 별 실력 없는 악당들도 마치 클라우드를 이용하듯 범죄에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김국현 IT칼럼니스트·에디토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