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로봇혁명 시대’ 멀지 않았다

로봇 시대가 멀지 않았다. 로봇은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을 이용해 인간이 기존에 수행하던 작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인공지능의 한 분야인 기계학습은 컴퓨터가 지속적으로 자신의 수행능력을 개선하는 알고리즘 및 기술을 의미한다.

로봇을 비즈니스에 활용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을 꼽을 수 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용 로봇을 개발한 키바시스템즈(Kiva Systems)를 2012년 3월 약 8000억원에 인수했다. 키바시스템즈의 로봇은 상품이 보관된 선반을 찾아 이동한 후 선반 자체를 들어서 담당자에게 가져다 준다. 이를 이용함으로써 아마존은 약 40%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은 인프라를 기반으로 아마존은 협력업체의 상품들을 창고에 보관하고 무료 합배송을 해주는 물류센터를 구축할 수 있었고, 전 세계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당분간은 로봇이 인간을 도와주는 수준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인간이 수행하던 상당수의 작업이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아직까지 인간의 작업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신문기사, 보고서 작성 등과 같은 글쓰기 작업도 로봇에 의해 상당 부분 대체될 것이다. 또한 앞으로 공장의 로봇들은 클라우드에 연결되고 기계학습을 수행하면서 대부분의 분야에서 더 많은 인간의 작업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해 작업하는 유연성까지 갖추게 될 것이다.

선반 아래의 주황색 물류용 로봇이 선반을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물류관리체계를 구축한 아마존 물류센터의 모습. | 키바시스템즈

2014년 6월 일본의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을 갖춘 로봇 페퍼(Pepper)를 선보였다. 페퍼는 사용자의 감정을 인식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최초의 상용 로봇이며, 주변의 상황을 파악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알고리즘이 탑재돼 있다. 페퍼는 가정에서 아이 돌보기, 간호, 놀이 상대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기업에서 고객서비스를 할 수도 있다. 네슬레 일본은 2014년 12월부터 20개 가전매장에 페퍼를 배치해 커피머신을 판매하도록 할 것이며, 2015년까지 1000개 가전매장에 페퍼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매원의 자리를 페퍼가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로봇 분야의 핵심 기술은 무엇일까? 로봇에는 무엇보다 고도의 하드웨어 기술이 종합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다양한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연동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가 바로 운영체제 및 개발도구로 구성된 ‘플랫폼’이다. 신속하고 신뢰성 있는 개발을 위해 플랫폼은 필수적이다. 그에 따라 로봇 플랫폼을 장악하는 업체가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며, 조만간 로봇 분야에서도 치열한 플랫폼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로봇은 플랫폼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클라우드, 빅데이터, UX 등 고도의 소프트웨어 전문 기술을 필요로 한다. 로봇 스스로 학습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필요하며, 클라우드로부터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를 제공받고 자신이 취득한 데이터를 다시 클라우드로 전송해 분석하고 이를 통해 알고리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빅데이터 기술 또한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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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사회에 가져올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부작용 또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 로봇은 커다란 시장을 창출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단순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 일자리의 상당수가 사라지게 되고, 기업은 로봇이 할 수 없는 작업이 가능한 숙련된 노동자만을 원하게 될 것이다. 산업혁명, 정보혁명 이후로 다시 한 번 노동시스템에 큰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로봇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 간의 빈부 격차, 로봇의 오류에 따른 사회적 혼란, 민감한 데이터의 유출 및 보안 문제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인간과 기계의 역할을 구분하기 어려운 시대가 멀지 않았다.

<류한석 류한석기술문화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