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칼럼]온라인유통 대변혁 몰고 올 ‘아마존 상륙’

국내의 결제 관련 규제들이 완화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페이팔과 아마존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더욱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관한 소식이 연이어 들려온다.

쇼핑몰 사업에 집중하는 이베이와는 달리,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해 전자책과 태블릿 기반 디지털 콘텐츠 사업, 그리고 최근에는 모바일 결제 사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인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할 때 다양한 사업 분야 중 어떤 부문을 앞세워 진출할지, 또 어떤 상품이 한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을지가 벌써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은 이베이가 인수한 옥션과 지마켓이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거기에 백화점과 마트를 운영하는 유통사업자들의 인터넷 쇼핑몰이 가세해 전자상거래 시장은 거대 사업자들이 시장 지배를 공고히 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마존이 진입해 나눠 갖게 될 몫을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한국은 비교적 큰 화면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많아 태블릿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디지털 콘텐츠 유통환경이 미국과는 다르다는 의미다.

게다가 디지털 콘텐츠 유통은 콘텐츠 사용권을 획득해야 하는데, 국내 콘텐츠 사업은 애플의 아이튠즈도 쉽게 진출하기 어려울 만큼 콘텐츠 확보가 쉽지 않다.

이렇게 보면 아마존의 한국 진출은 클라우드 사업 외엔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데다, 사실 이미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을 국내에서 하고 있다. 그렇다면 아마존은 어떤 사업으로 한국 진출을 꾀하게 될까?

아마존의 주문처리센터 직원이 고객에게 배송될 상품을 옮기고 있다. / AP연합뉴스

작년 말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때 한국 소비자들은 구매대행·배송대행 등을 통해 미국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했다. 작년 한 해 한국 소비자들이 이러한 방법으로 구매한 상품의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한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에 있어 시장 기회는 국내 상품의 유통이 아닌 해외 상품의 유통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의 구매대행은 안전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데에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다. 아마존이 이러한 고객 불만을 해소해 준다면 인터넷의 강점인 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아마존에서의 쇼핑 경험은 한국 쇼핑몰들의 사용자 경험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의 금융정책에 따라 아마존 역시 한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때는 인터넷 결제 과정의 불편함을 극복하기 어렵겠지만, 최근 이와 관련된 규제 완화 움직임이 있는 데다, 아마존이 보여준 훌륭한 UI(사용자 환경)는 국내의 인터넷 쇼핑몰들에게는 커다란 위협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아마존은 상품 거래 수수료율이 낮고 가격 경쟁력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상품 가격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이다. 실제 아마존은 영업이익률이 1%에 불과하지만, 더 나은 고객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 최저가를 제공한다는 쇼핑 사업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아마존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그 핵심 분야는 당연히 온라인 유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국내 오픈마켓과 쇼핑몰 시장에 거대한 지각 변동의 신호탄이 될 것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 사업자들이 아마존과 경쟁하려면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도록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물류와 배송 혁신을 통해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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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교한 타깃 마케팅과 오퍼링을 통해 객단가를 높이기 위한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투자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