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설계]허울뿐인 글로벌 창업캠프

상대적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작고, 해외시장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의 특성상 해외창업은 어렵지만 반드시 뚫어야 할 21세기 ‘실크로드’입니다. 근래 해외연수를 경험한 젊은이들이 넘쳐나고 해외사이트 직구(직접구매) 등 국경을 넘은 경제활동 규모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기성세대에 비해 20대의 해외창업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두려움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창업진흥원, 창업선도대학, 창업교육센터 등의 창업교육기관에서도 해마다 해외창업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적어도 해외창업에 대해서는 뭔가 ‘기댈 언덕’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해외 교육프로그램 중 우선 눈여겨볼 것은 해외연수입니다. 글로벌 창업캠프 또는 현지 연수라는 명목하에 미국의 실리콘밸리, 싱가포르, 홍콩, 중국, 동남아 등 많은 지역에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과연 젊은 창업자들에게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 많습니다. 대부분 프로그램은 여행사 여행프로그램의 변형 혹은 또 다른 버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현지 기업 또는 현지 진출 한국기업을 방문하여 피동적으로 강의를 듣는 정도이고, 이마저 언어장벽 때문에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장기체류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현지 위탁 교육기업의 능력에 좌우됩니다.

올해 창업경진대회 입상자 등 예비창업자를 데리고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 교육프로그램에 참석했던 모 대학 담당자는 해외연수의 문제점을 다음과 같이 지적하였습니다. 첫째, 현지에 도착하면 기존의 일반 견학프로그램에 명칭만 창업교육으로 바꿔 운영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예비창업자의 현지 언어 사용이 미숙하여 주요한 정보를 통역 또는 가이드에 의지하여야만 하는 한계입니다. 셋째, 소위 현지 전문가로부터 일반적인 현지 기업 상황 , 피상적인 시장 현황만을 습득한 채 돌아오기도 합니다. 기계로 찍어내는 듯한 글로벌 창업 교육프로그램에서 역시 정부 자금 운용의 경직성을 느껴봅니다.

창업설계

글로벌 창업교육에 대한 기획자라면 현지의 차별화된 경험과 네트워크, 창업자에게 진정으로 다가설 수 있는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이강진 TGS컨설팅 창업교육본부장 kjlee@greatsta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