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콜스가 논쟁에 불을 붙였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웨인 루니와 오랫동안 함께 뛴 동료였다. 그가 느닷없이 “루니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고 주장한 것이다. 루니는 올해 29세다. 보통 축구선수의 전성기를 28~29세 정도로 본다면 루니는 한창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스콜스의 생각은 다르다. “리그 27골을 기록한 2012년이 루니의 전성기였다”고 말한다.
루니는 16살에 프로로 데뷔했는데, 너무 어린 나이부터 경기를 많이 뛰어 몸이 이미 소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였다. 스콜스가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루니의 전성기 문제를 제기한 의도는 분명하다. 루니는 18세의 나이로 2003년 잉글랜드 대표팀에 데뷔한 이래 ‘삼사자 군단’의 주포로 활약해 왔다. 91경기에서 40골을 넣었다. 하지만 월드컵에 약했다. 2006 독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에 모두 참가했지만 8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공교롭게도 다시 월드컵을 앞두고 있다. “루니가 제 컨디션이 아닐 때 코칭스태프가 루니를 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에 ‘루니 의존증’에서 벗어나라고 촉구한 것이다.
물론 스콜스의 견해는 아직 소수파인 듯하다. 루니는 여전히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에이스 대접을 받고 있고, 팬들의 기대 역시 상당하다.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대표팀 감독 역시 “루니의 전성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며 스콜스의 주장을 일축했다. 주장 스티븐 제라드도 “스콜스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루니는 여전히 유럽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최고의 선수다”라며 루니를 옹호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웨인 루니가 2012년 4월 22일 에버턴전에서 골을 내주고 허탈해 하며 얼굴을 문지르고 있다. | AP연합뉴스
중앙보다 측면 기용 때 더 활약
루니 역시 “나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관심이 없다. 호지슨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말에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현재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관심사는 루니의 전성기가 지났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그를 어느 위치에 기용하느냐이다. 루니는 5월 31일 열린 페루와의 평가전에서 중앙공격수로 선발 출장했지만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21분 교체 아웃됐다. 6월 5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호지슨 감독은 루니를 4-2-3-1의 왼쪽 날개로 내세웠다. 루니는 전반 29분 팀의 첫 골을 넣으며 오랜 평가전 무득점을 끝냈다. 왼쪽 날개로 기용된 3경기에서 2골2도움으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공수를 넘나들며 중앙에서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측면에서 플레이해도 괜찮을 정도의 합격점을 보여주었다.
측면으로 옮긴 루니 대신 로스 바클리(21·에버튼)를 공격형 미드필더, 리키 램버트(32·리버풀)를 중앙공격수로 기용한 것도 성공적이었다. 바클리와 램버트는 각각 도움과 득점으로 골을 합작했고, 특히, 바클리는 여러 언론들로부터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루니의 측면 이동에 따른 연쇄 효과가 나쁘지 않은 셈이다.
루니는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마친 후 “저는 왼쪽 윙이나 오른쪽 윙, 미드필더나 공격수 어느 자리에서든 내 조국을 위해 뛰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아직 호지슨 감독이 루니를 중앙공격수로 기용할지, 측면공격수로 세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잉글랜드가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루니가 살아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아직 잉글랜드의 10번이다.
<전 2010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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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채 상병 의혹
‘이채양명주’ 의제로 올려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