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인물-손학규]‘손학규 대통령 만들기’ 나선 사람들

의원그룹·원외 지역위원장·운동권 출신·제자그룹 등 버팀목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인맥은 크게 의원그룹, 원외 지역위원장, 1980년대 운동권 출신, 서강대 제자그룹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한나라당 출신이자 비호남 출신인 손 대표가 호남 기반의 정통야당을 자처해왔던 민주당의 대표가 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들은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도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며 ‘손학규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국회 의원들 중에는 김부겸 의원을 비롯해 정장선·우제창·조정식·이춘석·김동철·김성곤·김우남·이찬열·박은수·서종표·송민순·이성남·전혜숙 의원 등이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위 왼쪽부터)김부겸 의원, 정장선 의원, 우제창 의원, 조정식 의원.<br>(가운데 왼쪽부터)박은수 의원, 김우남 의원, 김동철 의원, 이춘석 의원.<br> (아래 왼쪽부터)전혜숙 의원, 이성남 의원, 송민순 의원, 서종표 의원.

(위 왼쪽부터)김부겸 의원, 정장선 의원, 우제창 의원, 조정식 의원.
(가운데 왼쪽부터)박은수 의원, 김우남 의원, 김동철 의원, 이춘석 의원.
(아래 왼쪽부터)전혜숙 의원, 이성남 의원, 송민순 의원, 서종표 의원.

김부겸 의원은 손학규계 좌장격
우선 3선의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은 손학규계의 좌장이다. 서울대 정치학과 선후배 사이인 김 의원과 손 대표의 인연은 오래됐다.

특히 고(故) 제정구 의원이 이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끈 역할을 했다. 제정구 의원과 김부겸 의원(당시에는 의원 아니었음)은 지난 1993년 민주당 당무기획실장과 부실장으로 당직생활을 같이 했다. 이 무렵 제정구 의원과 같은 빈민운동가 출신인 손 대표는 당시 민자당 후보로 경기 광명을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제 의원과 손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서로 옆방을 쓰면서 더욱 가까워졌다.

이후 1997년 제정구 의원 등은 김대중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와 새로 창당한 새정치국민회의에 가지 않았다. 결국 조순 총재가 이끌던 소수정당인 민주당은 한나라당과 합당해 제정구·손학규·김부겸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김 의원은 제정구 의원의 별세에 따라 지역구인 경기 군포를 물려받았으며, 이후 16대 총선 때부터 내리 세 번 당선됐다. 특히 2002년 손 대표가 경기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졌을 때 ‘손학규 캠프’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김 의원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의원들 최초로 손 대표 지지선언을 했다.

경기도에 지역구를 둔 3선의 정장선 의원(평택을)과 재선의 우제창(용인 처인)·조정식(시흥을) 의원, 초선의 이찬열 의원이 손 대표 지지그룹이며, 김동철(광주 광산갑)·김우남(제주을)·양승조(충남 천안갑) 의원 등도 든든한 버팀목이다. 지난 총선 때 당시 손학규 대표 몫으로 비례대표를 거머쥔 박은수·서종표·송민순·이성남·전혜숙 의원도 손학규 그룹이다. 이들은 통일·외교·국방·금융·보건·복지 분야에서 손 대표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현재 우제창 의원은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동철 의원은 전략기획위원장, 양승조 의원은 대표비서실장 등 당의 핵심 요직을 맡고 있다. 손 대표와 같은 영국 옥스퍼드대 동문인 우제창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 때 ‘손학규 캠프’ 대변인으로 활약하며, 손 대표가 당대표가 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상대당 후보의 손 대표에 대한 색깔론(한나라당 출신 등)에 대해 정면으로 공격하는 등 저격수 노릇도 했다.

김동철 의원은 비호남 출신인 손 대표가 호남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데 기여했다.

특히 이찬열 의원은 손 지사의 수족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의원은 손 지사가 한나라당을 탈당할 때 함께 탈당한 유일한 인사(당시 도의원)였다. 그는 지난 2009년 10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박찬숙 후보를 극적으로 꺾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당시 손 대표가 이찬열 후보의 선거 지원유세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방송인 출신으로 인지도가 높았던 박찬숙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

이춘석(전북 익산갑)·차영 대변인은 ‘손 대표의 입’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대변인은 200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전북지역에서 이 지역의 맹주인 정동영 후보 대신 손학규 후보를 지지하고 지역에서 선거를 도우면서 손 대표와 인연을 맺었다. 차영 대변인은 2008년 4월 총선 당시 손 대표가 통합민주당 대표로 있을 때 대변인으로 활약한 바 있다.

방송인 출신인 그는 청와대 비서관, KT 마케팅전략팀 상무를 거쳤으며, 현재는 서울 양천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조대현 부대변인도 서강대 제자 출신으로 대(對)언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남재 대표비서실 차장은 손 대표와 동고동락을 같이 해왔다. 이 차장은 손 대표가 서강대 교수 시절 조교로, 손 대표 제자그룹의 핵심 인물이다. 손 대표의 정계 입문부터 함께 했던 그는 손 대표의 일정을 조율하는 등 수행비서 역할도 했다.

원외그룹으로는 정무특보인 강훈식 충남 아산 지역위원장이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건국대 학생회장 출신인 강 위원장은 2006년 ‘민생 대장정’을 기획하는 등 손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왔다. 손 대표의 정치철학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그는 정무특보로 활약하고 있다. 이외에도 손 대표는 최근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부소장을 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정치컨설팅 전문가인 이 부위원장은 지난 전당대회 때 손 대표의 전략자문역으로 활동했다.

당직을 맡고 있지는 않지만 서양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손 대표를 뒤에서 보필하는 대표적 실무진 중 한 사람이다. 학생운동권 출신인 서 전 행정관은 손 대표 비서를 지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동대문구청장 예비후보로 활약한 바 있다. 특히 지난 전당대회 때는 손학규 캠프에서 선거 실무책임을 맡았다.

진보학자 최장집 교수는 멘토 역할
정치권 노장그룹으로는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과 박양수 전 의원이 든든한 후원자들이다. 영남의 대표적 야당 정치인이자 친노 인사인 이강철 전 수석은 지난 전당대회 때 선거전을 진두지휘했다. 특히 이 전 수석은 손 대표가 취약한 TK(대구·경북) 지역에서 보완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박양수 전 의원도 손 대표가 민주당 대표가 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전남 출신으로 ‘조직의 귀재’라 불리는 박 전 의원은 ‘손학규 캠프’에서 조직·행정업무를 맡았었다.

재야·시민사회에서도 손 대표의 인맥에 가세하고 있다. 최근 민주정책연구원장과 당 윤리위원장으로 임명된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와 박주현 변호사가 대표적이다. 박 원장은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시민단체인 ‘희망과 대안’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부설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장에 외부인사가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주현 변호사는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과 참여정부 때 청와대 참여혁신수석비서관을 역임한 바 있다. 여기에 국회의원들의 보좌진도 따로 팀을 구성해 손 대표 지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손 대표의 멘토(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최 교수는 현재 손 대표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최 교수는 서강대 출신인 손 대표와 학계 때부터 교분을 쌓아온 사이로, 손 대표가 한때 칩거했던 춘천에도 가끔 들러 진보 정체성과 정당정치 등을 놓고 서로가 토론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