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해체 후에도 핵심멤버 계속 회동

“선진국민연대 주요 인사들 정기적 모임” 유대관계 유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일등공신인 선진국민연대 핵심 지도부가 2008년 10월 해체를 선언했음에도 꾸준히 만나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핵심 멤버는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 김대식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정인철 전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 장영철 서울시체육회 상임부회장,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장, 조재목 KB금융지주 사외이사, 구인호 전 선진국민연대 사무처장 등이다. 특히 박영준 국무차장, 김대식 전 사무처장, 정인철 전 비서관, 장영철 부회장, 유선기 이사장, 구인호 전 사무처장 등은 대통령직인수위 출신이다.

선진국민연대 출신 핵심 맴버인 김대식 전 사무처장, 유선기 이사장, 조재목 이사(오른쪽부터)와 이미영 회장(왼쪽)이 지난해 3월 와인프린스의 사무실 에 모여 있는 모습이 인시투 블로그에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선진국민연대 출신 핵심 멤버들이 지난 대선 이후 서울 P호텔 일식당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가졌다”면서 “이들이 만나고 있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이 만나서 구체적으로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들이 정기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등 끈끈한 유대 관계를 맺은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같이 “정기적인 모임이 없었다”고 부인했다. 구인호 전 사무처장은 “개인적으로 P호텔에 간 적도 없고, 그런 모임이 있다는 것을 들은 적도 없다”면서 “대선 이후 지역구(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공천을 받으려고 지역에 주로 있었기 때문에 서울에 잘 올라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레스토랑 회동 사진 단독 입수
또한 김대식 전 사무처장, 유선기 이사장, 조재목 이사 등은 이미영 와인프린스 회장의 아들 이강근씨가 운영하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인시투(INSITU)에서 회동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강근 사장은 김대식 전 사무처장 등 선진국민연대 핵심 멤버들이 이 레스토랑을 방문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강근 사장은 “(김대식 전 사무처장이) 제가 있을 때는 오지 않았다”면서 “(김 사무처장이) 나와 친분관계가 없기 때문에 굳이 여기(인시투 레스토랑)에 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시투는 한 포털에 개설한 홍보용 블로그에 김대식 전 사무처장, 유선기 이사장, 조재목 이사 등이 방문한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이 블로그에서는 이미영 전 회장과 김 사무처장 등 선진국민연대 출신 핵심 멤버들이 와인을 마시며 담소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선진국민연대는 조직이 해체됐음에도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경남지사 이달곤 후보를 위해 선거지원 활동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이달곤 캠프’ 관계자는 “선거 초반기에 선진국민연대 측에서 조직을 담당하기로 역할 분담이 돼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선기 선진국민정책연구원 이사장은 ‘이달곤 캠프’의 전략기획본부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사조직인 일부 선진국민연대 회원들의 ‘이달곤 캠프’ 결합으로 인해 한나라당 경남도당과 마찰이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경남도당 관계자는 “선진국민연대 출신들과 화합이 잘 안돼 결국 한나라당 경남도당이 이달곤 캠프를 장악하고, 나중에는 공조직 형태로 선거전을 치르게 됐다”고 밝혔다.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이라 할 수 있는 ‘동행대한민국’도 정치 활동을 해 왔다. 동행대한민국은 설립 당시인 2008년 6월 ‘공동체 나눔운동 실천’을 설립 취지로 내세웠지만 전국에 시·군·구 조직을 결성하고 정치적 목소리를 내왔다.

동행대한민국 강원지부는 지방선거에서 이계진 후보 지지 선언을 했으며, 동행대한민국은 올해 초 세종시 논란이 거세지자 충청도에 집결해 세종시법 수정안 찬성 집회를 열기도 했다. 선진국민연대는 공식 해체 후 연구 조직인 ‘선진국민정책연구원’과 행동조직인 ‘동행대한민국’으로 분화됐다.

<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