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피겨퀸·소녀시대보다 더 예쁠 순 없다

올 화제의 인물들,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 사람들 가슴에 남아올해의 화제 인물.

올해의 화제 인물. 김연아(위), 소녀시대(아래).

<Weekly 경향>이 주목한 올해의 인물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포함해 김연아, 소녀시대, 정운찬 총리, 김제동, 김수환 전 추기경이다. 올 한 해 동안 정치·사회·문화 등 분야를 막론하고 주요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2009년 한 해 동안 가장 돋보인 인물은 ‘피겨퀸’ 김연아다. 김연아는 지난 2월 4대륙선수권대회부터 12월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까지 올해 출전한 5개 대회를 모두 석권하면서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는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김연아는 특히 비인기 종목인 피겨스케이팅의 국제대회에서 빼어난 실력으로 금메달을 따면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올해 대중음악계는 걸 그룹의 열풍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심에는 소녀시대가 있었다. 소녀시대가 몰고 온 댄스 열풍은 1년 내내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소녀시대는 이른바 신드롬으로까지 회자됐고, 연초에 선보인 히트곡 <지>(Gee)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세대를 초월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특히 소녀시대가 입고 나온 색색의 스키니진은 길거리를 물들이며 대유행을 낳았다.

정운찬 총리 뉴스의 초점으로
정치적으로는 현 정부 2기 내각 출범의 핵인 정운찬 국무총리가 뉴스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이력상 현 정부 인사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개혁 성향의 정운찬 서울대 전 총장의 총리 발탁은 그 자체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니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초기 행보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정 총리는 내정 직후부터 세종시 수정론을 제기하면서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적 이슈의 중심에 섰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총리에게 주어져 온 ‘얼굴마담형’이나 ‘보좌형’에서 탈피한 그의 초기 행보를 두고 “거침이 없다”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올해의 화제인물. 왼쪽부터 정운찬 총리, 김제동, 김수환 전 추기경.

김제동은 방송인 손석희,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와 함께 올해의 인물로 거론됐다. 분야는 다르지만 이들은 정치적 외압 의혹을 사며 본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있던 자리 또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물러나야 했다. 김제동과 손석희(성신여대 교수)씨는 최근 각각 KBS <스타골든벨>과 MBC <100분 토론>에서 하차했다. 이들의 하차를 둘러싸고 일각에서는 ‘정치적 외압’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진중권씨는 미학자, 전 대학 겸임교수, 유명 저자, 논객, 시사평론가 등 간판이 많다. 최근 중앙대, KAIST,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의 재임용에서 줄줄이 탈락됐다. 그는 현재 걸려 있는 소송이 끝나는대로 새해 초쯤 한국을 잠깐 동안 떠나 있을 작정이다.

김수환 추기경이 지난 2월 16일 선종했다. 김수환(스테파노) 전 추기경은 한국 가톨릭계뿐만 아니라 한국 현대사에 인권과 민주화의 등불을 밝힌 정신적 어른이었다. 그가 남긴 말은 종교와 이념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김 전 추기경은 현대사 고비마다 권력과 폭력에 맞서 소신 있는 언행으로 한국을 이끌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면서도 한국 사회에 ‘나눔의 미덕’을 남겼다. 김 전 추기경의 선종 후 각막 기증 사실이 알려지면서 올 한 해 등록한 장기 기증 희망자만 역대 최대인 17만여 명에 이르렀고, 지금도 ‘바이러스’처럼 사회 곳곳으로 나눔을 전파하고 있다.

<서상준 기자 ssju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