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Place]매운맛이 그립다면, 불이야?

‘불이아’(弗二我)!

매운맛에 매료된 여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어찌됐든 매운 음식은 여자보다 남자들의 음식이라 할 만하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농심 신라면의 카피는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다. 이것도 못 먹으면 넌 ‘싸나이’가 아니라는 그 강렬한 메시지 때문에,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소년이 쓰리고 아린 속을 움켜잡으면서도 매운 라면을 먹어왔던가!

그렇게 뜨겁고 맵고 향이 강한 음식은 남자들의 음식이요, 차갑고 부드럽고 달콤한 것은 여자들의 음식이라는 생각에 대충 공감들 하시리라 믿으면서, 오늘은 남자들의 음식, 제대로 매운 음식을 하나 소개 할까 한다. 대체로 매운 음식은 아주 뜨겁고, 향이 매우 강하다.

불이아(弗二我), 태극솥에 각종 한약재로 국물을 낸 홍탕과, 백탕에 양고기와 쇠고기 등을 데쳐먹는 중국의 전통 샤브샤브집이다. 홍탕은 말 그대로 붉은색 국물을 말한다. 중국 음식 특유의 강한 풍미와 유채기름, 고추, 갖은 향신료를 사용해 그야말로 제대로 맵게 만들어냈다. 여기에 쇠고기, 양고기, 해물, 각종 야채 등을 살짝 데쳐 먹는 것이다. 처음 먹는 사람이라면 특유의 붉은 기름과 향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고 또 양고기에 익숙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먹어보니 국물맛은 전혀 느끼하지 않았고 양고기는 쇠고기에 비해 육질과 식감 모든 면에서 나았다.

“매운맛이 손님들의 입맛을 중독시키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맵다고 하시던 분들도 점점 더 맵게 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불이아’ 홍대본점 박희범 매니저의 말이다.

맞는 말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점점 더 매운 것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매운 맛에도 수준이 있어 화학 조미료와 저가의 중국산 고춧가루 같은 것으로 맛을 낸 음식은 입 안이 헐어버릴 것 같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재료를 사용한 매운 음식을 먹었을 때는 입 안이 알싸해지며 속이 뻥 뚫리는 것 같은 맛을 느낄 수 있다.

불이아 정식, 쇠고기 정식, 양고기 정식 모두 홍탕과 백탕을 모두 맛볼 수 있게끔 준비되어 있고, 마(麻)장, 마늘장, 사차장 등 다양한 소스가 구비되어 있으니, 입맛대로 골라 먹으면 된다. 그리고 훠궈탕(중국식 샤브샤브)이나 양고기에 익숙하지 않아 걱정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 미리 말씀드리자면 샤브샤브는 몽고식이나 일반적인 샤브샤브보다 국물이 진하고 양고기는 마블링이 썩 괜찮았던 쇠고기보다 나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

뜨겁고 매운맛에 해장 국물로도 손색없는 홍탕 국물 때문에 감기 걸린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온다고 하니, 독자제위께서 그 매운맛에 한 번 도전해보심은 어떨까?

불이아(弗二我)

그 남자의 Place

문의 홍대점 02-339-6689
강남점 02-517-6689
부산점 051-744-6658

그 남자 탁현민 (tak0518@hanmail.net)
이건 맛집 소개도 아니고 지면 광고도 아니고 에세이도 아니고 칼럼도 아니다. 이건 그냥 그 남자가 가거나, 듣거나, 가고 싶거나 하는 장소와 그 장소에 대한 이야기다. 한양대학교 문화컨텐츠학과 겸임교수, 캠페인컨설팅회사 (주)P당의 CREATIVE DIRECTOR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