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무인도의 8대 매력

■ 투자가치
모든 섬은 제각기 다른 모양과 조건을 가지고 있다. 크기와 모양새, 위치, 주변경관, 섬의 자원(동식물, 바위 등) 등 어느 것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 섬 하나하나가 모두 골동품과 같다. 골동품의 특징은 가격이 탄력적이어서 팔려는 사람이나 살려는 사람 모두가 자기가 받고 싶은 가격, 지불할 가격을 결정할 수 있다. 즉, 정해진 시장가격이 없다. 1억 원에 구입한 섬을 10억 원에 되판다고 해서 문제될 것도 없고 또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외국의 경우 그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황폐한 섬을 매입해 잘 가공하고 관리해서 몇 배의 가격으로 되팔 수 있는 기회가 다른 부동산 상품에서는 거의 없다고 본다.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뉴칼레도니아의 한 무인도. <경향신문>

■ 희소성
섬은 대단히 희소한 부동산이다. 우리나라가 섬의 왕국이긴 하지만, 실제로 거래 가능한 섬의 숫자는 제한적이다. 절반 이상의 무인도가 국·공유이며, 나머지 무인도들도 법적인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실제 매매되기가 어려운 상태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수많은 섬들이 해양생태 및 환경 관련 법규로 인해 개발에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개발 가능하고, 개인이 보유한 섬은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가치를 가진다.

■ 배타적 독점성
섬은 하나의 소왕국으로서, 왕국 내에서 눈에 보이는 모든 동식물, 바위와 모래와 흙의 소유자일 뿐 아니라 햇빛, 달빛, 별빛까지 배타적으로 소유한다. 섬 외부의 모든 것들로부터 독립적이며 이웃과 경계를 가지고 다툴 일이 없다.

■ 낭만
일반인은 누구나 자신만의 섬을 갖는 꿈을 꾼다. 일상으로부터 탈출해 은둔생활을 하고 싶을 때 무인도를 떠올리곤 한다.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아늑한 곳에 대한 회귀본능을 만족시켜 주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무인도다. 무인도 매매가 이뤄지는 것은 이성적인 판단에 의한 투자보다는 이러한 감성적인 이유가 크게 작용한다.

■ 고유성
모든 섬은 고유의 이름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각기 개성과 특성,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의 얼굴이 다 다르듯이 단 하나도 똑같은 섬이 없다. 일률적인 설계도와 인위적인 디자인으로 복제되는 아파트와 비교해 보라. 섬은 자연이 만들었다. 즉, 물·바람·파도·태양·눈·비 등이 키우고 숙성시키고 변형시켜 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 프레스티지
돈을 많이 번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만의 섬, 왕국을 갖고 싶어 한다. 섬을 소유하는 것보다 더 근사하게 사회적 품위를 올려주는 부동산이 있을까.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설악산의 별장, 지리산의 농장, 독일 라인강변의 고성, 발리섬의 고급빌라, 미국 비버리힐스의 맨션, 그것들 모두가 ‘개인왕국 섬’ 앞에서는 고개를 숙여야 하고 빛이 바래질 수밖에 없다. 섬 소유자는 섬 이름까지도 스스로 자기 마음에 드는 이름으로 바꿔 부를 수 있다.

■ 프라이버시
섬은 프라이버시 보호의 극단이다. 섬은 파도와 물로 둘러싸인 배타적인 영역이다. 외지인의 이목과 관심으로부터 자유로우며 그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외딴 섬에서 벌거벗고 생활을 하든 일 년 동안 수염을 깍지 않고 지내든 아무도 그것을 알 수 없다. 모든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잠재돼 있는 문명과 관습의 굴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공간이다.

■ 도피와 휴식
일상의 번잡함과 괴로움, 모든 것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은 수많은 사람들이 섬 소유를 꿈꾼다. 바다에 의해 격리된 아니 오히려 세상을 격리시키는 작은 공간은 세상으로부터의 도피처이기도 하고 간섭받지 않는 휴식처이기도 하다. 바람, 파도, 모래, 돌뿐인 그 곳에서 세상의 번잡함과 걱정을 잠시 잊고 그 복잡하고 떠들썩한 도시가 그리워질 때까지 머무르면 된다.

이종택〈마린토피아 대표〉 webmaster@marintopia.com